사진제공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 사내이사에 오른다.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등기이사에서 빠진 데 이어 장남인 조원태 사장마저 이사직을 내려놓자 조 회장이 직접 진에어를 챙기고 나선 것이다.

진에어는 오는 23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내용의 신규 이사 선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조 회장이 추가되면서 진에어의 이사 수는 8명(사외이사 3명)으로 늘어난다. 보수총액 역시 10억원 늘어난 40억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저가항공사(LCC) 업계는 조 회장의 지지를 받게 된 진에어가 1위 추격에 기치를 높일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를 맡는 것은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회사 경영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다.

사실 진에어는 출범 이후 애경 계열인 제주항공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LCC시장의 급성장을 타고 진에어 역시 빠르게 실적을 늘렸지만, 1위은 제주항공을 뛰어넘진 못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9963억원, 영업이익 101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3.3%, 74.0% 성장했다. 진에어는 매출액 8884억원(23.4%), 영업이익 970억원(85.5%)을 기록했다.

양사는 치열한 선두다툼을 예고한 상태다. 투자계획만 해도 제주항공은 올해 최대 39대까지 항공기를 확대해 1위 자리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20년까지 매해 6~8대의 항공기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진에어도 4~5대의 항공기를 도입하고 2020년까지 중대형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시가총액으로는 격차가 크다. 제주항공은 지난 9일 기준 1조1320억원으로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9933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진에어도 상승세이긴 하지만 제주항공보다 2000억원가량 낮은 9510억원 수준이다.

한편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60%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사로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이 17.84%, 조원태 사장 2.34%, 조현아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무 2.30%로 조 회장 일가와 조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정석인하학원이 2.14%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국민연금 등 기타가 73.07%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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