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하나금융 사장 시절 친구 아들 특혜채용 관여 논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연루의혹으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9월 금감원장에 취임한지 6개월만이며 역대 원장 중 최단기간 사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흥식 금감원장이 12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대학동기 아들의 입사지원 사실을 인사부서에 알린 사실이 드러나 ‘특혜채용 연루 의혹’이 제기됐다. 

최 원장은 하나은행 인사 관여 의혹을 부인해 왔다. 그는 “하나금융 사장으로 있을 때 외부에서 채용 관련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름만 전달했을 뿐 채용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그룹 임원이 담당부서에 특정인의 지원사실을 알린 것 자체가 사실상 특혜채용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날선 비판을 샀다.

또한 정부가 ‘채용비리’ 무관용 원칙과 기관장에게 책임을 엄격히 묻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밝힌 만큼 최 원장이 부담을 느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청와대가 사표를 수리하면 최 원장의 사임이 확정된다.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의혹에 대한 진위여부는 검찰조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현재 검찰은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5개은행에서 적발된 총 22건의 채용비리 혐의를 조사 중이다. 이중 하나은행은 가장 많은 13개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한편 이날 금융정의연대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검찰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최흥식 금감원장의 친구 아들 채용청탁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임은 물론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정의연대도 “최 원장 본인은 ‘추천’이라고 해명했지만 지주 사장의 ‘추천’이야말로 인사 담당자 대한 압력행사이자 묵시적 청탁”이라며 “최 원장을 비롯해 2013년 하나은행의 채용전반에 대해 신속히 수사하고 하나금융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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