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동남아시장 진출 박차, 신한도 5개계열사 글로벌사업 추진
KB ‘리브 캄보디아’ 등 디지털 강화, 하나 해외네트워크 확장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NH농협금융·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 4개 금융지주사가 적극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섰다. <사진=각사>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 4개 금융지주사는 올해 글로벌 금융영토 확장을 우선 전략으로 내세우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NH농협금융지주는 계열사인 농협손해·농협생명보험과 함께 중국 및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현재 해외점포가 전무한 농협손보와 농협생명은 중국으로 공동 진출한다. 농협금융의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 공소그룹의 보험사 설립에 외국 주주로 참여할 방침이다. 농협손보는 내년까지 자본금 15억 위안 규모의 손보사를 신설할 예정인 공소그룹에 주주로 참여할 계획이다. 공소그룹은 생명보험업에도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어 농협생명은 중국내 사무소 설치, 생보사 주주참여 등의 방법으로 진출을 고려중이다.

또 농협금융은 베트남과 미얀마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베트남 최대 은행인 아그리 뱅크(Agri bank) 산하 손보사와 조인트벤처(JV)를 포함한 다각적 사업협력 방안을 강구중이다. 지난 1월 26일 미얀마 뚜(HTOO)그룹과 농기계 할부금융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내달 회장단 방한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논의한다.

신한금융지주는 2020년까지 그룹 내 글로벌 손익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전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했다. 그 일환으로 신한금융을 필두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투, 신한생명 등 5개사를 겸직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선임했다.

지난 6일에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을 상무급 경영진으로 승진시키며 해외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글로벌 인수합병(M&A)도 가속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호주 뉴질랜드은행(ANZ)의 소매금융 인수로 베트남외국계 은행 1위를 선점한 바 있다. 신한카드도 베트남 푸르덴셜소비자금융(PVFC) 인수에 성공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총 20개국 178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신한은행을 비롯 신한카드, 신한금투, 신한생명 등 주요 계열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신규 글로벌 사업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디지털 금융 기반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9월 말 캄보디아 법인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뱅크 플랫폼인 ‘리브 캄보디아(Liiv Cambodia)’를 출시했다. 이어 현지 1, 2위를 다투는 아클레다·카나디아 은행과 송금전문업체 윙(Wing)과의 제휴를 통해 캄보디아 디지털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국민은행 외에도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 KB금융 계열사들의 사업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현지 증권사 중 자산기준 27위인 마리타임증권을 인수해 ‘KBSV(KB Securities Vietnam)’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향후 주가지수선물 상품 취급을 위해 파생상품 인가를 획득하고 현지기업 인수 자문 등 M&A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3위의 재벌그룹인 시나르마스 그룹과 합작 설립한 인니법인(KB Insurance Indonesia)을 통해 현지 고객에게 재물 및 자동차 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9월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대표 사무소 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미얀마 시장진출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그룹 내·외부 콜라보레이션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내부적으로는 자금, IB, 외환 사업부문과 해외자금조달, IB딜소싱, 해외직접투자 등의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 계열사별 해외 네트워크를 연계해 영업 기회를 넓히고 특정 지역에는 몇 개 계열사가 같이 진출하거나 전문 인력을 동시 파견해 해외진출과 성공적인 안착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정보기술(IT)법인을 통해 아시아 핀테크 금융을 확대할 전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성장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레드오션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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