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청와대를 융합한 화려한 진용 자랑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월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위원장을,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총괄간사를 맡는다”고 밝혔다.
 
위원회 위원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서훈 국정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으로 구성됐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는 책임자가 된 점이 주목된다. 임 실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총괄간사로, 대북·대미 특사단을 주도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위원으로 뒀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종석 실장의 위상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준비위원회는 의제 분과와 소통·홍보 분과, 운영지원 분과로 구성된다. 의제분과는 의제 개발과 전략을 수립하게 되고, 소통·홍보분과는 홍보기획, 취재지원, 소통기획을 담당한다. 운영지원분과는 상황관리와 기획지원을 맡는다.
 
분과장도 화려한 진용을 자랑한다. 의제분과 분과장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소통·홍보분과 분과장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운영지원분과 분과장은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이 임명됐다.
 
김 대변인은 “준비위원회는 정부와 청와대를 융합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일을 추진하도록 했다”며 “2007년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가볍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조직을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준비위원회 전체회의는 주 1회 또는 격주 1회 개최된다. 실무 논의는 주 3~4회 열리는 분과장회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분과장 회의에는 임종석 준비위원장과 조명균 총괄간사, 그리고 3명의 분과장이 참여한다.
 
문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을 필두로 화려한 진용으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를 출범한 것은 3차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에 비해 한반도 위기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 사령탑을 전격 교체했다. 신임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은 강경 매파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폼페이오 후보자가 전 세계의 정보망을 총괄하던 정보기관 책임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임 틸러슨 전 국무장관보다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더 활발한 능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매파를 중용하는 외교 사령탑 전격 교체 카드를 제시하며 대북 압박 공세를 병행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상황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거는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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