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경남 의령군수.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임기가 3개월여 남은 오영호 의령군수가 근무 시간 중 도박 신고 현장에 있다가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부적절한 처신이 논란을 빚고 있다.

18일 시사저널 단독보도에 따르면 오영호 경남 의령군수는 도박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현장 화장실에서 마주쳐 조사를 받았지만 도박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사건은 일단락됐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지난 3월 5일 오후 5시 40분경 의령군 중앙파출소에는 읍내 한 사무실에서 한낮에 도박을 하고 있다는 신고전화가 걸려 왔다.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 2명이 즉시 신고 장소로 출동했지만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어 도박 현장을 덮치는 데 실패했다.

경찰이 반복해서 문을 열 것을 요구하자 출입문은 열렸지만 도박 흔적은 찾지 못했다.

당시 현장을 급습한 경찰에 따르면 사무실 안에는 60대 남성 2명이 소파에 앉아 있었고 다른 2명은 서 있었다. 도박 정황을 찾던 중 화장실에서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고, 60대 후반의 남성이 나왔다. 경찰이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화장실에서 나온 인물이 오 군수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 도박신고가 접수된 장소는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오 군수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했던 사람의 인쇄·광고업체 사무실로 2016년 6월 오 군수가 또 다른 측근과 다투다 구설에 오르기도 했던 곳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도박을 한다는 신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지만 출입문이 잠겨 있어서 ‘문을 열라’고 소리쳤지만 반응이 없어 문을 발로 차니까 그때서야 문을 열어줬다”며 출동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도박한 사실을 적극 부인하는 상황에서 증거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불발견’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 오 군수와 함께 있었던 측근은 “오 군수가 현장에 있던 건 사실이지만 도박은 하지 않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면서 “누가 출입문을 잠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문이 잠겨 있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된 것 같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오 군수 측은 이와 관련한 답변을 회피했다.

오 군수 비서실 관계자는 "군수님이 (사실 확인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며 "더 이상 물어보기 곤란했다”고 시사저널에 전했다.

한편 오 군수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7년까지 자신 소유의 농장 창고 2채를 허가신고 없이 돼지 축사로 용도 변경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돼 창원지법으로부터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