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1.50~1.75%로 금리인상, 10년 7개월만 한은 금리 상회
이주열 총재 “대규모 자본유출 없을 것, 금리인상 시기 고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출근길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금리가 역전됐다.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에 대해 “외국인의 대규모 자본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방기금 금리를 현 1.25~1.5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만의 기준금리 인상이며 2015년 12월 제로금리를 끝낸 이후로는 6번째 금리인상이다. 이날 미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릴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 전망치는 2.1%다.

이번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상단이 한은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아졌다. 특히 한미간 금리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외국인 자본유출 현상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한은의 금리인상 시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5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2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장의 예상과 부합했기 때문에 미국 금융시장에서 가격 변수가 큰 변동이 없었다”며 “오늘 국내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며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여러 변수가 많아 다음달 경제전망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놓고 고민을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외국인의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해 “지난달 미국 주가가 떨어진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좀 나갔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아서 이달 안정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2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연임에 성공했다. 1974년 김성환 전 총재 이후 44년만이며 전체적으론 세 번째다. 한은은 22일 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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