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각 영화 포스터.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최악의 비수기로 꼽히는 3월 극장가에서 흥행 신화를 쓰고 있는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의 거센 반격에도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지난 21일 개봉한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 이어 ‘레디 플레이어 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엑스맨: 뉴 뮤턴트’ 등의 외화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들 할리우드 영화의 대거 개봉에 과연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 선두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잇단 외화 기대작에 韓영화 강세 이어질까.

할리우드 SF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퍼시픽림; 업라이징’(감독 존 보예가, 스콧 이스트우드)이 21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영화의 강세를 드러내고 있다.

'퍼시픽 림:업라이징'의 등장에 개봉 7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던 소지섭 손예진 주연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왕좌를 내줬지만 '사라진 밤', '리틀 포레스트' 등이 상위권에 랭크되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개봉일인 지난 21일 11만486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11만 5064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퍼시픽 림:업라이징'은 더 강력하게 진화한 적에 맞선 거대 로봇 군단의 대규모 전투를 담은 영화다.

14일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8만8214명의 관객(누적 관객 수 116만3246명)을 모아 2위로 하락했다. 이어 김상경 김강우 김희애 주연의 스릴러 ‘사라진 밤’(1만9196명, 누적 117만9808명),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김태리 주연의 ‘리틀 포레스트’(1만2839명, 누적 139만5703명), 롭 코헨 감독의 ‘허리케인 하이스트’(5750명, 누적 19만639명) 둥이 뒤쫓고 있다.

한국영화의 강세가 대거 쏟아져 나오는 외화 기대작들의 위세를 꺾고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 이어 ‘레디 플레이어 원’(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28일 개봉),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 4월 개봉), ‘엑스맨: 뉴 뮤턴트’(감독 조쉬 분, 4월 개봉) 등이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7년의 밤’과 상영 여부를 놓고 송사가 벌어진 공포영화 '곤지암'이 예정대로 개봉한다.

이어 4월에는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바람 바람 바람', 배우 이순재가 노개런티로 참여한 '덕구' 등이 극장가에 걸린다.

‘7년의 밤’, ‘곤지암’ 스릴러 출격

먼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천만 감독 대열에 오른 추창민 감독의 차기작 ‘7년의 밤’이 오는 28일 개봉한다.

총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된 ‘7년의 밤’은 한 순간의 실수로 사람을 죽인 남자 '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영제’(장동건)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렸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개봉까지 2년이 걸렸다.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 등이 출연했다.

체험형 공포영화를 표방한 ‘곤지암’도 ‘7년의 밤’ 개봉일에 관객과 만난다. 2007년 '기담'으로 한국 공포 영화사에 획을 그은 정범식 감독이 11년 만에 자신만의 공포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곤지암'은 1979년 환자 42명의 집단 자살과 병원장의 실종 이후 괴담으로 둘러싸인 곤지암 정신병원을 7명의 공포체험단이 찾아가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는 이야기다. 지난 2012년 미국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꼽히기도 했다.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이승욱, 유제윤 등이 출연한다.

영화 배경이 된 곤지암 정신병원 소유주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영화 상영에 잡음이 사라졌다는 것도 호재다. 정 감독이 "(이런 잡음이)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지만 역설적으로 ‘곤지암’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화 곤지암은 소유주 개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므로 소유주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곤지암 정신병원 건물 소유주 A씨가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 등을 상대로 청구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4월 5일 개봉하는 '바람 바람 바람'은 ‘스물’로 3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체코에서 인기를 얻은 이리 베데렉 감독의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MUZI NADEJI)’이 원작이다.

'바람 바람 바람'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일탈을 시도한 두 가족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바람’을 소재로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를 표방한다.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등이 호흡을 맞췄다.

62년 연기인생의 대배우 이순재가 출연료를 받지 않고 참여한 영화 '덕구' 역시 '바람 바람 바람'과 개봉일이 겹쳤다. 이순재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 7년 만에 스크린 주역작으로 돌아왔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방수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에는 배우 이순재 외에도 정지훈 장광 성병숙 차순배 박지윤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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