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공장 프레세르 이석대표>

[월요신문=인터넷팀]카페가 전국에 10만개(2017.4월기준 9만1천818개/연합인포맥스)가 다 될 정도로 대한민국은 지금 커피열풍이다.

내가 커피를 배우기 시작한 2007년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때는 커피열풍이 막 시작되려고 하던 때이기도 하다. 우스개소리로 하자면 한집 걸러 하나, 편의점이나 미용실보다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과연 개인이 창업을 하면 지속적인 경영이 가능할까? 카페를 8년째 운영하며 창업을 하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고객분들을 많이 만나봤다.

카페를 왜 하시려는지, 커피는 좋아하시는지, 커피에 대한 지식은 얼마나 알고 계신지 물어보면 대부분 카페를 하는 이유는 아침에 출근해 음악을 들으며 책도 읽으며 커피를 한잔 하고 싶다는 분이 대부분이고, 커피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고, 음식보다는 좀 쉬워 보여 하시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커피, 쉽지않다.

커피는 로스팅 하기 전 일단 생두라는 농작물이다. 이 생두를 볶아야 원두가 되는데 생두는 온도, 습도에 민감해 보관도 쉽지 않고,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작용이 발생해, 로스터가 어떻게 볶는냐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이다.

이것이 커피의 매력이자 어려운 점이다. 또한 다른 업종도 그러하겠지만 커피는 그렇게 보이지 않아도 맛이나 메뉴의 트렌드가 계속 변하고 있다. 내 경험으로는 그러한 트렌드를 주시하지 않고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진다. 그래서 커피가 어려운 것이다.

카페를 하고 싶다고 찾아오셔서 진심으로 냉정하게 커피업계를 설명하고 상담해드리면 돌아가셔서 어느 순간 벌써 카페를 이미 창업하신 분도 많다. 그러나 그런 분들은 1년 또는 1년이 안되서 장사가 안되어 매장을 접는 분이 대부분이다. 진심으로 말씀을 드렸는데도 내 말을 믿지 않으신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내 말만 제대로 들으셨어도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보지 않았을텐데 하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카페에 근무하는 바리스타나 사장님 중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커피에 대한 공부나 열정이 없이, 일만 하는 바리스타나 사장님들도 많은 것 같다. 열정을 가지고 커피 한잔한잔을 정성들여 추출하고 메뉴를 만들고 매일 판매할 커피에 대한 맛을 보고 전날과 다른 경우, 왜 다른지, 그럴때마다 생각해보고 연구하는 자세가 바리스타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바리스타와 그렇지 않은 바리스타는 1년후에 아니 5년, 10년후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 틈틈이 책이나 세미나 등을 통해 커피에 대한 최신정보도 공부하고, 바리스타대회도 준비해보기도 하고, 카페쇼 같은 전시회도 가서 최신 트렌드 및 신상품 등도 둘러보고 이러한 여러가지 노력을 들여야 바리스타 본인도 발전이 있고, 커피에 대한 잘못된 편견도 개선하고,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나는 내 커피에만 빠져 있지 않은지 반성하고 더 노력하게 된다.

카페운영에 대한 중요한 오류는 자기 커피세계에만 빠져 있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본인의 커피가 제일 맛있고 다른 카페의 커피는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오류는 카페를 창업하는 예비창업자가 아니 카페를 창업해서도 가장 경계해야 하는 점인 것 같다. 나는 이러한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시간이 나면 다른 카페에 가서 그곳 커피 맛도 마셔보면서 우리 커피와는 어떻게 맛이 다른지, 인테리어는 어떤지, 전체적인 컨셉은 어떤지 등을 살펴본다.

그러면서 다른 카페의 장점도 배울 수 있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커피의 맛의 트렌드도, 인테리어도 영원한 것은 없다. 계속 변하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카페운영자인 우리도 계속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커피 맛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커피 맛을 볼 줄모르면 자신의 볶은 커피가 맛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커피 맛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커피는 쓰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커피에는 신맛, 단맛, 쓴맛이 다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약하게 볶으면 신맛이 도드라지고, 강하게 볶으면 쓴맛이 도드라지는 것인데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 분들은 커피는 무조건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원두를 구입할 때, 자신은 신맛이 싫으니 신맛이 없는 걸로 달라고 할 때 원두를 추천하는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하다. 적어도 커피에 신맛, 단맛, 쓴맛이 다 존재한다는 사실만이라도 알게 되면 원두를 고르는 스펙트럼도 넓어져 보다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가 있다.

*칼럼 제공: 원두공장 프레세르 이석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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