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뉴시스)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수감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의 사내이사로 각각 재선임됨에 따라 옥중경영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23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수감 중임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의 핵심계열사로 분류되는 두 회사의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된 것.

앞서 신 회장은 지난달 구속 이후 일본 롯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지만, 한국의 경우 계열사 사내이사직 사임에 대한 언급 없이 ‘옥중경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던 바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외에도 롯데지주를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 캐논코리아비지니스솔루션, 에프알엘코리아, 롯데재단 등에서도 대표 혹은 사내이사 등을 겸임하고 있다.

결국 신 회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에서 내년까지 등기이사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롯데지주의 경우 2020년 3월31일까지다.

신 회장은 옥중에서도 경영의 끈을 놓지 않고 주요 계열사의 현안을 챙길 예정이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롯데에 불거진 다양한 이슈로 인해 녹록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고 있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롯데 비상경영위원장 겸임)이 신 회장을 수시로 면회하고, 현재 그룹 및 계열사의 전반적인 이슈를 공유하고 있지만 경영환경과 재무구조 등이 순탄치 못하기 때문.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롯데쇼핑의 경우 중국 마트사업 영업적자에 내수시장 악화 및 관광산업 저하 등이 겹쳐지며 백화점과 대형마트 부문에서 상당한 실적 저하를 기록했다.

아울러 호텔롯데 역시 사드 여파로 호텔사업은 물론 면세사업까지 휘청이고 있는 까닭에 재무구조에 비상이 걸렸다. IPO 추진을 위해 힘썼음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의 구속으로 이 마저도 어려워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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