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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주총 이변 없었다…채용비리 여파 ‘CEO리스크’ 촉각KB금융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부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신한금융, 금감원 권고에도 재일교포 사외이사 선임 강행 논란
채용비리 의혹 CEO 거취 주목…박인규 DGB금융 회장 행장직 사퇴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사진=각사>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23일을 기점으로 주주총회를 마쳤다. 이번 금융권 주총의 최대 이슈였던 KB금융지주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3연임 건은 이변없이 각각 ‘부결’과 ‘가결’로 결론이 났다.

그간 두 사안을 놓고 노사간의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온 만큼 주총장에서 주주들간의 치열한 세대결이 예상됐지만 대다수 주주들이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면서 싱겁게 끝이 났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주총 승리로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채용비리 의혹 등 각종 비리혐의로 지주회장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향후 CEO리스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3일 KB금융, 하나금융,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가 주총을 개최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오는 30일 주총을 열고 신임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의 첫 시발점으로 여겨졌던 KB금융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불발됐다. 지배구조 문제에서 한발 비켜 서있던 신한금융의 경우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재일교포 사외이사 연임을 강행해 파장이 일었다. 지배구조 문제와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 온 하나금융의 경우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확정지었다.

우선 KB금융 주총에서는 노조가 주주제안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지주회장 참여 배제 명문화 및 낙하산 이사 선임방지 관련 정관변경안과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모두 부결됐다. 정관변경안건은 각각 4.29%와 31.11%, 권순원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4.23% 찬성률에 그쳐 소액주주의 한계를 실감했다.

반면 KB금융 이사회가 상정한 신임 사외이사 3명(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과 기존 이사 3명 재선임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노조 측은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이런 논란에 휘말려 부끄럽고 송구스럽다”면서도 “다만 현재 검찰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 저희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신한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3명(박병대·김화남·최경록)을 선임하고 기존 사외이사 5명을 재선임했다. 특히 문제가 됐던 재일교포 사외이사 수를 4명(히라카와 유키·박안순·김화남·최경록)으로 유지하면서 논란을 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신한금융 경영실태평가에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전문성 미흡을 지적하고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신한금융 측은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감원은 이번 신한금융 지배구조 검사에서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 여부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4명의 신임 사외이사(김홍진·백태승·양동훈·허윤)를 선임했다. 김정태 회장은 85% 찬성률로 3연임에 성공했으며 단독체제 전환으로 그룹에 대한 영향력도 한층 강화됐다. 김 회장이 주주들의 절대적 지지를 힘입어 하나금융을 3년간 더 이끌게 됐지만 채용비리 의혹 관련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과의 관계악화 등으로 경영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하나금융 주총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에 의해 김 회장의 경영자 자질이 판단될 것”이라며 “CEO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주총에서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은행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박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 및 새로운 도약과 은행의 안정을 위해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그룹 회장직은 새로운 은행장이 선출되면 단계적으로 상반기 중에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은행 노조는 박 회장이 자리보전을 위한 꼼수를 부렸다며 지주 회장직도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BNK금융과 JB금융은 조용한 주총을 치렀다.

BNK금융은 주총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수를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손광익 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대표이사, 정기영 계명대 회계학과 명예교수,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이사 등 3명을 새로 선임했다.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김지완 BNK금융 회장과 박재경 사장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된다.

JB금융은 신규 사외이사 2명(김상국·이광철)을 선임하고 기존 사외이사인 김대곤·최정수·이용신 사외이사와 윤재엽·임용택 비상임이사는 재선임했다.

농협금융은 30일 주총을 열고 이기연 성균관대 소비자가족학과 초빙교수,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등 3명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내달 28일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새 사외이사들이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논의하게 된다. 경영실적 제고로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전적이 있고 금융당국의 지주회장 연임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 농협에서 3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는 금융지주사들이 주총을 무사히 넘겼지만 향후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 결과에 따라 CEO들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에서 적발된 총 22건의 채용비리 혐의를 수사 중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증손녀 부당채용 혐의로 지난 14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최근에는 은행장 재직 당시인 2015년 상반기 대졸 신입채용 과정에서 남성지원자 100여명에게 가산점을 준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로 국민은행 인사팀장이 구속돼 CEO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비롯해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 특혜승진 공모 의혹, 창조경제 1호 아이카이스트(i-KAIST) 부실대출 논란 등 각종 비리의혹이 불거져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또한 금감원이 최흥식 전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한데다 다음달에는 회장 선임절차 적정성 관련 지배구조 검사가 예정돼 있어 김 회장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은 일명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와 대구은행 채용비리 연루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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