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2월 7일 광양제철소 PosLX 공장에서 초도 생산된 탄산리튬 최종제품을 손에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제공 : 포스코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포스코의 미래 신성장동력인 배터리소재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리튬이온전지의 필수 소재인 리튬과 양극재, 전구체 생산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올 들어 포스코는 코발트 외에 리튬, 양극재, 음극재 생산 능력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1월에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양극재 및 전구체 생산법인 합작계약을 승인했다. 각 생산법인은 2020년 하반기부터 4600톤 규모의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공장을 각각 가동할 예정이다. 양극재 생산법인은 포스코가 지분 60%를 화유코발트가 지분 40%를 투자한다. 코발트, 니켈, 망간을 공급할 수 있는 전구체 생산법인은 화유코발트가 60%, 포스코가 40%의 지분을 투자한다.

이번 합작으로 포스코ESM의 구미 양극재 공장은 전구체는 물론 코발트, 니켈, 망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또 지난 2월 호주 광산개발 기업인 필바라의 회사 지분 4.75%와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여기에 포스코 단독사업 추진 시 8만톤, 상호합작시 연간 최대 24만톤의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하기로 했다. 정광은 자연광석을 높은 품위의 광물로 가공한 광석을 말한다.

필바라는 서호주에 있는 필강구라 리튬광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리튬정광 30만톤 생산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최대 80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20년부터 연산 3만톤 규모의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원료는 포스코ESM, 포스코-화유코발트 양극재 생산법인, 국내 주요 이차전지 업체 등에 납품할 예정이다.

특히 호주 리튬광산 지분 인수는 리튬 대량 생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11월 직접 필바라의 리튬광산을 방문하고 양사간 사업협력을 추진하는 등 현장경영을 통해 사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달에도 포스코는 칠레 리튬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며 배터리소재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은 575억원을 투자해 칠레 북부에 있는 메히요네스시에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리튬을 원료로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를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해당 입찰에는 칠레,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벨기에, 한국 등 총 7개국 12개 기업이 참여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바 있다.

이처럼 배터리소재사업에서 포스코가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은 독자적인 리튬직접추출 기술을 확보한 덕분이다. 포스코의 PosLX 기술은 기존 리튬추출기술이 염수를 자연 건조해 최소 12개월이 소요된 반면에 3개월 이내에 리튬을 생산할 수 있어 경쟁력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기후의 영향을 적게 받고, 리튬회수율이 종전 50% 미만에서 80%로 끌어올려 경제성 면에서 앞도적이다. 지난해 2월에는 광양에 연산 2500톤 규모의 탄산리튬 상용화 플랜트를 준공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최근 남미에서 자연염수의 확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페이차전지, 광석과 함께 3가지 원료를 확보하게 돼 원료 수급 안정성을 높이게 됐다. 또 가격변동에 따라 원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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