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김정일 방중과 유사한 면 많아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고 28일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방문했으며, 부인인 리설주도 동행했다고 밝혔다.
 
중국도 북한 노동당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김 위원장이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한 사실을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추진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우리의 시종일관 변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현재 한반도 정세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주동적으로 긴장 완화 조치를 취했고 평화 대화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북중 전통 우의는 양국, 양당의 오랜 선배 지도자들이 직접 만들고 이룩해온 것이며 양국의 소중한 재산”이라며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북중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를 중시하고,  이런 관계를 수호하고 강화할 의지가 있다”고 화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은 북한 최고지도부의 외교술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 2004년 故 김정일 위원장의 3차 방중과 유사한 면이 많다.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 후진타오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한 지 1년여 지난 시점에서 중국을 방문했다.
 
당시 북한과 중국은 2004년 제2차 6자회담이 개최돼 핵 문제를 놓고 잦은 접촉을 하고 있었다. 북핵 문제가 불거진 상황 속에서 김 위원장은 방문시점을 3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회가 끝나는 때에 맞췄다.
 
당시 김 위원장은 후진타오 지도부와 우호관계를 전 세계에 과시하며 중국으로부터 무상원조를 약속받는 성과를 이뤘다. 또한 가장 시급한 문제인 북핵 문제도 중국 측에 ‘비핵화’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도 시진핑 주석이 장기집권의 토대를 완성한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끝나자마자 중국을 찾았다. 그도 역시 한반도 비핵화가 선대의 유훈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천명하며 중국의 협력과 지지를 호소했다. 선대 김정일 위원장처럼 경제지원에 대한 약속도 받아 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5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단행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은 한반도 위기 상황에 중국도 참여한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일본과 러시아도 이번 방중의 의미를 예의주시하며 자신들의 참여 기회를 엿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던진 방중카드는 북한이 북핵 외교전의 중심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회심의 카드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북핵 외교전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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