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박원순-이재명, 쫓는 2~3위 후보들

 더불어민주당이 광역자치단체 후보자 경선에 결선투표제를 채택했다. 민주당은 후보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민감한 주제인 결선투표제 도입을 놓고 고심을 하던 중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광역자치단체 후보자 경선에 결선투표제를 채택했다. 민주당은 후보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민감한 주제인 결선투표제 도입을 놓고 고심을 하던 중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는 2일 광역단체장 경선은 50%를 넘는 후보가 없을 경우 48시간에서 72시간내에 결선투표를 하기로 했다.
 
당초 민주당은 과열 경쟁 후유증 우려와 몇몇 지역의 경우 예비후보자 간의 지지율 격차가 크다는 이유로 결선투표제 배제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과 경기 등을 중심으로 2~3위권 예비후보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자칫 당내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반발의 정도가 강했다.
 
또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라서 화려한 경선의 필요성을 그다지 못 느꼈다. 하지만 야권이 강력한 후보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인물난에 허덕이던 자유한국당도 대선주자급 인사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긴급 소환했다.
 
또한 김문수 전 지사는 투사형 정치인이다. 한 마디로 싸움을 할 줄 아는 정치인이다. 김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집권 1년과 박원순 시장의 7년 시정을 싸잡아 정치공세를 펼치면 결선투표제 없는 민주당 경선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 전 지사는 태극기 부대로 잘 알려진 극우 보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뜨거운 경선이 필요했다. 안철수 위원장의 바람을 잠재우지 않으면 민주당 경선은 대중의 관심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원순 시장과 박영선 의원, 그리고 우상호 의원의 뜨거운 경쟁이 이슈화되면 안 위원장에게 집중될 관심을 일부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만약 박 시장이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못할 경우 박 의원과 우 의원의 연합이 성사된다면 최종 승자를 예측하기 어렵게 된다.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결선 투표제의 진가를 기대할 수 있다.
 
박영선 의원도 당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박 의원은 2일 “결선투표제 도입은 개헌안에도 반영돼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실시하는 것이 의미가 있고 본선경쟁력을 높이는 제도”이라며 “이제 선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32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전해철 의원, 그리고 양기대 전 광명시장도 경선을 치루기로 했다. 특히 전해철 의원의 경우 경선에서 낙마한다면 친문계 전체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자칫 친문계의 당 장악력이 급속히 약화될 수 있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친문계로서는 결선투표제가 절실했을 것이다.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전 시장은 비문계다. 아직
친문계의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박 시장과 이 전 시장이 승승장구한다면 향후 대권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민주당의 결선투표제 도입은 다양한 정치적 함수가 포함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민주당의 경선은 한껏 달아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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