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을 잃으면 경남을 빼앗긴다?

김태호 전 지사가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창원시장 전략공천’ 후폭풍의 벽을 넘어서야 할 듯하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김태호 전 지사가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창원시장 전략공천’ 후폭풍의 벽을 넘어서야 할 듯하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9일 조진래 전 경남부지사를 창원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조진래 전 부지사는 홍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안상수 시장은 당의 결정에 반발해 경선을 요구하면서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시장을 겨냥해 “공천에 반발이 없다면 그것은 죽은 정당”이라며 “자기를 공천 주지 않는다고 사천이라고 하면서 당을 비난하고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반박했다.

홍 대표는 “그런데 그것이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결국 공천잡음이라는 것은 그야 말로 대부분 잡음(雜音)으로 끝난다”고 일축했다.

안상수 창원시장도 4일 “최근 홍준표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자신의 ‘사당’으로 만들기 위해서 독선과 오만으로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후보 공천을 ‘측근 분양’, ‘사천(私薦)’으로 만들어 버렸다”며 경선 실시를 거듭 촉구했다.

안 시장은 “공정경선의 제 요구가 거부된다면 조속한 시간 내에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창원시장 선거에 반드시 출마하겠다”며 “반드시 당선돼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와 당을 확 바꾸어 놓겠다”고 역설했다.

안 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김태호 전 지사도 다급해진다. 창원은 경남의 수부도시다. 창원을 잃는다는 것은 경남의 상실을 뜻한다. 안 시장의 무소속 출마로 당이 분열되면 민주당이 어부지리 승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하면서 당의 조치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이 안 시장의 요구대로 전략공천을 철회하고 경선을 실시하자는 목소리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빠른 시일내에 김 전 지사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와 같이 충남권 국회의원들이 추대 형식으로 출마를 촉구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 창원 공천 논란도 거론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만약 이들이 창원 문제를 거론한다면 홍 대표도 외면할 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호 전 지사도 창원 전략공천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 전 지사가 출마 선언을 10일로 결정한 것도 일단 창원 공천 논란을 해결할 시간을 두자는 의지로 읽혀진다. 김 전 지사의 정치력이 필요한 시기다. 창원 공천 논란이 경남 지사 선거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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