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두려움’이 아닌 ‘사랑’과 ‘희망’의 언어를 기대해본다”

정치인의 품격은 스스로 만드는 최고의 무기다. 정치인의 따뜻한 미소, 세련된 매너, 때론 국가적 위기를 맞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거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절제된 언어에 국민들은 감동하거나 시름을 해소하곤 한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정치인의 품격은 스스로 만드는 최고의 무기다. 정치인의 따뜻한 미소, 세련된 매너, 때론 국가적 위기를 맞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거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절제된 언어에 국민들은 감동하거나 시름을 해소하곤 한다.

대한민국 3김 시대는 현재와는 달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로 국민에게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고취시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화려한 화술로 원고 없는 즉석연설을 통해 대중을 열광시켰다.
 
영원한 2인자 김종필 전 총리는 ‘자의반, 타의반’ 이라는 인구에 희자될 명언으로 자신의 처지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3김 시대의 품격 있는 언어정치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막말은 이제 막말을 넘어 욕설 수준으로 전락했다. 그는 경찰을 ‘정권의 사냥개’라고 지칭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밖에도 ‘향단이, 바퀴벌레, 암덩어리, 연탄가스’ 등의 막말은 보너스로 보여질 정도니 홍 대표의 언어 구사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미친개’ 논평으로 논란을 일으켜 결국은 사과를 하는 촌극을 빚었다. 대한민국 제1야당인 한국당 지도부의 현 주소다.
 
다른 정당도 마찬가지다. 요즘 각 당 정치인의 발언을 보면 ‘사랑’과 ‘희망’이 아닌 ‘증오’와 ‘두려움’이 가득 차 있다.
 
바른미래당 소속인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6일 열린 평화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을 겨냥해 “오직 권력욕에 눈이 먼 한낮 정치 놀이배로 전락”했다고 맹비난했다.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선거기획 참모로 유명한 딕 모리스는 자신의 저서 <新 군주론>에서 ‘네거티브 광고’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모리스는 “네거티브 광고가 먹히지 않게 되면 오히려 그런 광고를 만든 정치인에게 그 불똥이 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요즘 사람들은 어떤 주장을 하려면 직접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네거티브 광고가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지 못하거나, 혹은 반박 광고에 의해 무력화되는 경우, 처음에 네거티브 광고를 낸 쪽은 자신의 신뢰도마저 위협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정치권이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인 언어 수준이 떨어지니 품격도 무너지는 법이다. ‘증오’와 ‘두려움’이 아닌 ‘사랑’과 ‘희망’의 언어를 기대하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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