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자진사퇴 촉구...문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관심

정의당이 12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청와대는 김 원장의 사퇴불가를 고수하고 있어 향후 입장 변화가 있을지 여부에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정의당이 12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청와대가 김 원장의 사퇴불가를 고수하고 있어 향후 입장 변화가 있을지 여부에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의당은 전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제 김기식 원장의 거취 문제가 유보할 수 없는 임계점에 닿았다고 판단한다”며 12일 상무위원회에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불가 의사를 내비쳤다.
 
결론은 “자진사퇴”였다. 최석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금융 적폐 청산을 위한 김기식 원장의 개인적 능력이나 지난 행보가 부족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금융 적폐 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는 능력과 함께 칼자루를 쥘만한 자격을 갖춰야 수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과거의 관행이었다는 핑계로 자격이 부족한 것을 부족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기식 원장의 사퇴가 금융 적폐 청산의 중단이 아닌 더 가열찬 개혁을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빠른 시일 안에 더 나은 적임자를 물색해 금융 적폐 청산을 힘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근본적 개혁이라는 준엄한 소명을 안고 출발했다. 집권 11개월이 넘어감에도 국민들이 보내는 탄탄한 지지는 개혁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라는 매서운 채찍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스스로에게 엄격하기 바란다”고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일단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 정의당이 김기식 원장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은 의미가 깊다.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의당 데스노트’를 가동 중이다. 즉 정의당이 사퇴를 촉구한 인사들은 결국 고배를 마셨다는 징크스를 만들었다.
 
청와대는 난처한 입장이 됐다. 정치적 우군으로 생각했던 정의당마저 김기식 불가론을 천명한 이상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청와대는 ‘사퇴 불가’를 고수하고 있지만 입장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만약 청와대가 정의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김기식 원장을 감싼다면 향후 정의당과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진보 정치권의 분열은 보수 야권에게 어부지리를 갖다 줄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정의당의 의견을 수용하면 청와대 인사의 문제점이 드러나게 된다. 또 야권의 집중공세에 굴복했다는 청와대는 이래저래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정치권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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