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확장법 피했지만 75% 반덤핑 관세 부과
유정관 수출 줄이고 수출 품목 다양화...수익감소 불가피

미국 상무부가 4월12일 넥스틸 75%, 세아제강 및 기타 기업에 6.75%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확정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미국 상무부가 넥스틸의 주력 제품인 유정관에 75%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넥스틸은 현지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 난관을 타개할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넥스틸은 지난 12일 미국 상무부가 평가한 한국산 유정용강관(OCTG)에 대한 반덤핑 관세 연례 재심 최종 결과에서 75.8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았다. 상무부는 넥스틸 외에도 세아제강 및 기타 기업에 6.75%의 반덤핑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75.81%의 관세가 부과되면 넥스틸의 미국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넥스틸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한국산 유정관에 최대 29.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을 때 미국으로의 유정관 수출을 크게 줄인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송유관, 일반관 등 수출 품목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품목들의 경우 시장경쟁이 심해 유정관 만큼의 수익은 내기 어렵다.

따라서 넥스틸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미국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다.  포항공장의 제조설비를 미국으로 옮기는 형태로 추진된다. 이를 위해 넥스틸은 미국 현지에 약 500억원을 투입, 생산설비(조관기) 5대를 이전할 계획이다. 

넥스틸 관계자는 “아직 현지 시장 조사와 투자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라며 “투자 시기와 원자재 조달 등 여러 방면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관세부과에도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등은 미국에서의 한국산 강관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미국의 텍사스유 거래가격이 배럴당 70~6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미국 내 셰일가스 가격 또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취할 수 있다”며 “셰일가스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이에 필요한 강관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세아제강, 휴스틸 역시 현지 생산을 준비 중이다. 세아제강은 이미 미국 휴스턴 공장을 통해 수출량 축소를 보완하고 있다. 아직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1곳 이상의 현지 업체를 더 인수해 생산량과 품목을 늘릴 예정이다. 휴스틸도 당진공장의 설비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 설치하는 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미국이 한국산 유정관 수입 차단에 집중함에 따라 업체들은 유정관이 아닌 송유관, 일반 탄소강관 등으로 수출품목을 변경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품목 역시 고율의 반덤핑세를 적용받고 있다. 또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과 인접한 국가들과 경쟁하고 있어 조건이 좋지 않다. 기술력이 필요치 않은 일반 탄소강관의 경우 경쟁이 더욱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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