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 7302억원 최고액 경신
20대 및 60대 이상 고령층 사기가담 비중 증가

<자료=금융감독원>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허위‧과잉 치료관련 손해보험 사기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보험사기는 줄어든 반면 입원‧장해 관련 보험사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보험사기가 늘고 있어 취업난과 생활고에 따른 생계형 사기범죄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6년(7185억원) 대비 1.6% 증가한 7302억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을 기록했다. 적발인원은 총 8만3535명으로 전년보다 523명 늘었다. 1인당 평균 사기금액은 870만원으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보험사기는 허위입원·보험사고내용 조작 등의 허위·과다사고 유형이 5345억원(73.2%), 자동차보험 피해과장 유형이 542억원(7.4%)으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살인·자살·방화·고의충돌 등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적극적 형태의 보험사기는 891억원(12.2%)으로 전년대비 26.7% 감소했다.

보험사기 적발사례를 보면 A병원은 운동재활치료를 받는 운동선수들이 합숙할 수 있는 기숙사를 운영하며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허위 입원확인서 발급했다. 이 병원은 허위 도수치료확인서를 발급하거나 비의료인 운동치료사를 고용해 도수치료를 시행해 보험사로부터 7억4000만원을 편취했다.

보험대리점 소속인 B설계사는 10명의 친구들에게 다수 보험에 가입토록 한 후 허위사고를 통해 입원·수술·장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5억7000만원을 편취했다.

C안과는 양쪽 눈을 동시에 백내장 수술하고 환자에게는 2일에 걸쳐 각각 수술한 것처럼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보험금 1억1000만원을 편취하도록 방조했다. D씨는 좁은 골목길에서 서행하거나 후진하는 차량의 사이드미러 등에 신체를 고의로 접촉하는 사고를 유발해 차량 운전자와의 합의금 등으로 7700만원의 보험금 뜯었다.

보험사기는 손해보험이 대다수인 90%(6574억원)를 차지했다. 보험사기의 과반 이상을 점유하던 자동차보험 사기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전체 보험사기의 43.9%(3208억원)까지 하락했다. 블랙박스·CCTV 설치 등 사회적 감시망 확대가 보험사기 예방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장기손해 보험사기 비중은 2015년 37.1%(2429억원)에서 지난해 41.7%(3046억원)로 2년새 4.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다수의 장기 손해보험에 가입한 후 허위·과다하게 청구하는 입원‧장해 관련 보험사기가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허위‧과다(입원·장해·진단) 적발금액은 2015년 835억원에서 지난해 1265억원으로 급증했다.

생명보험 적발금액은 전년보다 236억원 감소한 728억원을 기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입원적정성 심사지연으로 허위·과다입원 및 자살·자해관련 보험사기 적발실적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30∼50대 연령층의 보험사기는 감소했으나 20대와 60대 이상의 고령층 보험사기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50대 보험사기 비중은 2015년 72.2%에서 지난해 68.5%로 감소한데 반해 20대는 13.5%에서 15.5%, 60대 이상은 12.9%에서 14.5%로 각각 증가했다.

40대 이하의 자동차 보험사기 비중이 단연 높았고 50대 이상은 병원관련 보험사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보험사기 적발인원 비중은 남성이 68.7%(5만7368명), 여성은 31.3%(2만6167명)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남성은 자동차 관련 비중이 74.3%로 높고 여성은 허위‧과다입원 등 병원 관련 보험사기 비중이 46.9%로 높았다. 회사원이 전년보다 3471명 증가(22.6%↑)한 반면 무직·일용직은 감소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를 알게 된 경우 주저하지 말고 금감원이나 보험회사에 신고해 달라”며 “2016년 9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시행으로 처벌이 강화돼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험사기 신고는 금감원 전화(1332)나 보험회사별 홈페이지 내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접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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