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광고대행사 직원을 상대로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7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개최된 회의 참석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결과 조 전무가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물을 뿌렸다는 진술이 확보됐다”며 “당사자인 조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한 뒤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미국 국적자인 조 전무에 대해 출국정지를 신청하는 한편, 조 전무를 소환 조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당시 회의 참석자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청취하는 등 내사에 착수했다. 이는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조 전무가 지난달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을 맡고 있는 A업체 직원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A사 소속 팀장에게 음료수병을 던졌다는 글이 게시된 데 따른 것이다.

조 전무는 회의에서 광고대행사 팀장 등 직원들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음료수병과 물이 든 컵을 집어 던지는 등 갑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이 알려진 지난 12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과 글을 올린 뒤 베트남 다낭으로 떠났던 조 전무는 출국 사흘 만인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방송사 기자에게도 “얼굴에 물을 뿌리지 않았다. 밀쳤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경찰은 조 전무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여지가 있는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온라인상에서 연이어 폭로된 조 전무의 폭언 등 추가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조 전무의 변호를 맡고 있는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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