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과 노사간 화합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양보와 대화로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에도 직원들의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더불어 일과 가정의 균형있는 삶을 지원해 고객들께도 만족스런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이 지난 1월 11일 임단협 조인식에서 한 말이다. 

지난 수년 동안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아 온 홈플러스 노사 관계가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홈플러스에 제3노조가 추가적으로 생겨 이목이 집중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제3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으로 설립됐다. 제3노조 관계자는 "임금 인상 등 사내 현안 해결에 주력하겠다"면서 "무엇보다 근로자들의 근로환경 개선 등에 집중하겠다. 가입한 인원은 700명이 훌쩍 넘었다. 본격적인 출범을 선언하면 노조원수는 더욱더 늘어날 것"이라고 노조 설립 배경을 말했다.

이어 그는 "홈플러스 근무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공식적으로 출범한 이후 활동을 넓혀갈 계획이다"고 투쟁을 예고했다. 

현재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 법인의 ‘마트산업노조’와 2008년 인수한 홈플러스스토어즈㈜ 법인(옛 까르푸, 홈에버)의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등 2개로 나눠져있다. 두 노조 모두 민주노총 서비스산업연맹 소속이다. 마트산업노조 소속 직원은 3000여명,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소속은 1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과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지난 2월 1일 국내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무기계약직 570명을 정규직 전환' 관련 노사 합의한 바 있다. 

이는 국내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시행되는 정규직 전환 제도로 무엇보다 근로시간 단축없이 온전히 임금총액 14.7%를 인상하는등 최저임금 인상의 목적을 정확히 반영한 임금합의까지 이뤄낸 것이다. 

그동안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지난 2007년 정부의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 사태와 고용불안에 맞서 무려 510일 파업투쟁을 진행해왔다. 비정규직 마트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영화 ‘카트’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했기 때문에 노조의 목소리가 커질수 밖에 없는 상황. 

제3노조가 설립되면서 임 사장의 근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홈플러스는 강성 노조로 잘 알려진 가운데 노조가 추가적으로 생기면 그만큼 신경써야 할 부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향후 제3노조까지 가세하면 노조원 수 증가는 물론 내부에서 갈등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봤을 때 노조 설립은 환영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지 않냐"면서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기존 노조가 2개나 있기 때문에 갈등이 더욱더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일순(왼쪽)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과 김기완 홈플러스 노동조합위원장이 지난 1월11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2018년 임금·단체협상 조인식을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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