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각 사 제공>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2018년 시작과 함께 1분기가 훌쩍 지난 시점에서 유통업계 총수들의 엇갈린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국정농단 굴레로 옥중경영 중인 롯데 신동빈 회장과 연초부터 굵직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 중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경영투명성을 강조하고 나선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까지 총수들의 움직임이 각양각색이다.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사드보복이라는 초유 사태로 혼란했던 작년처럼 올해 역시도 그 어느 해보다 힘든 한해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유통그룹 총수들은 생존 돌파구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 롯데 신동빈 회장 공백 '옥중경영' 큰걸림돌 

재계 순위 5위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옥중경영으로 뉴롯데 큰 그림이 '올스톱'된 상태다. 황각규 부회장이 부지런히 여러 사안들을 챙기고 있지만 신 회장이 직접 원톱 체제를 구축하며 빠르고 과감한 결정했던 과거에 비해 사실상 제약이 뒷따른다.

신 회장 구속 직전에 추진됐던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사업구조 개편, 투자, 경영혁신 작업 같은 굵직한 경영 현안이 주춤한 가운데 당장 롯데호텔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롯데지주는 지난 1월 사실상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이 그려왔던 '뉴롯데'를 완성하지까지는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앞서 롯데그룹은 경영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롯데지주,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및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 투자사업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한때 75만여개에 달하던 순환ㆍ상호출자 고리는 3년 만에 완전히 정리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 상장이 기약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본 롯데 지분율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한국내 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희석에 빨간불이 켜졌다. 

총수 부재로 인해 호텔 상장 뿐만 아니라 5월 사업권이 만료되는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 지지부진한 중국 롯데마트 매각, 이명박 정권 시절 롯데월드타워 인허가 특허 의혹 등 해결해야할 여러가지 과제가 산적이다. 

롯데 측은 당장 총수부재로 인한 공백을 5명의 부회장 체제로 메꾸고 있다. 이들은 현장 중심으로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연초부터 광폭경영 

롯데와 달리 신세계 정 부회장은 연초부터 굵직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계 투자운용사 2곳과 온라인 분야에 1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져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 더욱이 정 부회장은 온라인 사업 부분 투자 발표에 이어 오프라인 사업과 관련 5월 깜짝 발표를 예고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일정도 부지런히 소화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연초부터 베트남, 호주, 일본, 유럽 등 해외 현장경영을 확대했다. '젊은 감성','세상에 없던 시도' 등 직접 몸소 느끼고 세밀하게 챙겨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표출된다. 

각종 규제와 시장 포화에 직면한 국내 유통 업계의 한계를 벗어나 생존을 위한 미래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면서 콘텐츠 발굴에 나서는 모양새다. 

또한 정 부회장의 최근 '펀스토어'와 '차별화'에 이은 '고급화' 전략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 출장길에서는 각국의 유명 식자재 매장 등을 둘러보며 대형마트와 SSG푸드마켓과 PK마켓 등 프리미엄 푸드마켓 사업에 가치와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순환출자 완전 해소 

유통업계‘젊은 피’로 통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도 공격 경영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고심해왔던 경영 투명성 강화에 발벗고 나서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그룹의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에 직접 나서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간 지분 매입과 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것.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투자사업 영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 기존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소멸됐다.

다른 대기업에 비해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하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당초 작년 말까지 순환출자를 해소할 계획이었지만 지분 변동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의 대주주(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가 변경되는 것에 대한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전 승인과정을 거치면서 일정이 4개월 가량 연기됐다. 

차세대 유망사업인 IT 전문 회사를 설립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그룹 IT 사업부를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 분할해 별도 IT 법인인 '현대IT&E(현대아이티앤이)'를 신규 설립하기로 했다. 

IT와 엔터테인먼트를 의미하는 현대IT&E에는 기존 IT사업부 외에 새로 'VR(가상현실) 전담 사업부'가 만들어진다. IT사업부는 기존 그룹 전산관리 작업 외에 유통 관련 IT 신기술 개발 운영, 디지털 헬스케어, 클라우드 운영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I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VR사업부의 경우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현대아울렛과 유동 인구가 많은 전국 주요거점 등에 대규모 VR테마파크를 조성, 운영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국내 VR중소기업 및 해외 VR전문업체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적어도 올 10월쯤 VR테마파크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며 향후 2년내 10여개 이상의 VR테마파크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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