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회장, 김광수 전 FIU 원장에 사실상 회장직 양보
김 회장 “능력과 추진력있는 인물 후보군 올라 용퇴결심”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9일 차기 회장 후보직에서 사퇴했다.<사진=농협금융지주>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돌연 차기 회장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로써 농협금융 회장 후보 3인 중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만 남게 돼 무혈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농협금융은 차기 회장 최종후보 3인에 포함됐던 김용환 현 회장이 후보직 사퇴를 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이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경영정상화를 이룬 시점에서 능력있고 추진력이 뛰어난 인물이 최종후보에 포함된 것을 보고 용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사퇴배경을 밝혔다.

김 회장은 2015년 4월 농협금융 수장에 올라 빅배스를 통한 농협은행의 건전성 확보와 리스크체계 정비, 농협금융의 글로벌화 추진, 4차 산업혁명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모바일 플랫폼 구축, 고객 자산가치 제고를 위한 범농협금융 차원의 협의회 구성 등으로 체질개선에 기여해 농협금융 사상 첫 3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이 분기적자를 시현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에 부임해 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떠나게 돼 홀가분하다”며 “농협금융이 장기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CEO가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타 금융지주 수준으로 임기를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용환 회장이 돌연 사퇴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농협금융에서 3연임 사례가 없는데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회장의 ‘셀프연임’을 지적하며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이 3연임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한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김 회장이 후보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김광수 전 FIU 원장 단독  면접을 진행 중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현재 임추위에서 김광수 전 원장에 대한 면접을 진행 중으로 통과가 되면 차기 회장 후보자로 내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추위는 지난 16일 최종 회장 후보군(숏리스트)으로 김용환 회장과 김광수 전 FIU 원장,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등 3명을 확정했다. 이중 윤용로 회장은 후보직 고사 입장을 밝혀 농협금융 회장 인선은 2파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김용환 회장마저 용퇴의사를 밝히면서 김광수 전 원장이 사실상 차기 농협금융 회장직을 거머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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