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올레핀·중질유 재처리 설비 투자
수요보다 공급 적어 호황 기대

에쓰오일 자일렌 센터,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제공 = 에쓰오일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정유업황 호조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정유업계가 잇따라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은 지난해 총 8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업별로 SK이노베이션 3조2343억원, GS칼텍스 2조원, 에쓰오일 1조3732억원, 현대오일뱅크 1조2605억원이다.

이같은 실적호조는 휘발유와 등유 등의 정제마진에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낸 덕분이다. 여기에 복합정제마진이 지난해 1분기 배럴당 7달러대에서 최근 8달러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올해 전망도 밝다. 정유업계는 현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각 사는 설비증설, 신사업 투자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잇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루프리컨츠를 오는 5월 중 상장한다. SK루프리컨츠는 원유를 정제해 나프타,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제품과 등유, 경유 등 정제유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공모금액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전기차 배터리 등 신규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까지 국내외에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총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핵심 사업으로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올해에만 최대 3조원이 집행되고 완공 시점부터 2022년까지는 건설 투자비, 운전자본으로 8402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GS칼텍스는 올 초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에 2조원을 투자해 올레핀 생산시설(MFC·Mixed Feed Cracker)을 설립한다.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며 연내 설계를 마치고 내년 착공,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MFC시설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재료가 되는 올레핀을 생산하는 설비다.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LPG, 부생가스 등 다양한 성분을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 폴리에틸렌의 재료를 생산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비닐, 용기, 일회용품 등 플라스틱의 원자재다.

에쓰오일은 2016년부터 총 4조7890억원을 투자한 정유·화학 복합시설(RUC·ODC) 프로젝트를 오는 7월 상업가동할 계획이다. 기계적 준공은 이달 마무리된다. 에쓰오일 측은 신규설비 완공 이후 추가로 신사업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RUC·ODC는 원유에서 휘발유, 경유, 등유와 같은 경질유를 추출 한 후 남는 중질유(잔사유)를 재활용하는 설비다. 재가공을 통해 경질유, 프로필렌(플라스틱, 합성섬유 소재),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등을 생산한다.

이같은 업계의 투자는 2022년까지 정유업황이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양현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원유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계 원유 수요는 1억 BPD(Barrels Per Day)가 될 것이며 적어도 매년 1%(100만BPD)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제설비 순증설 규모(2017년 68만BPD, 2018년 72만BPD, 2019년 105만BPD)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정유마진이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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