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SK텔레콤 을지로 사옥, KT 광화문 지사,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국내 대표 이동통신 3사가 5G(5세대) 통신을 활용한 미래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과 KT는 5G 시대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로 자율주행을 꼽고,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G 통신으로 초고화질 시대가 될 경우, 고객에게 가장 유망한 콘텐츠는 ‘스포츠’가 될 것이라며 중계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현재 각 사별로 내년 상용화를 앞둔 5G 통신 결합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SK텔레콤과 KT는 자율주행 플랫폼을 준비 중이며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출시한 프로야구 앱, 최근엔 골프 앱을 내놓으며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KT 두 통신사와는 비교적 진척이 더디지만, LG유플러스도 원격 운전과 관련한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 기술로 5G 자율주행을 강조해왔다. 앞서 KT는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의 조사 결과를 인용, 교통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2020년부터 자율주행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전망한 뒤 진입 준비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차량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주행하는 차량이다. IT 기술이 접목된 ‘커넥티드 카’로도 불린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도 도로 상황을 판단하고,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통신 네트워크 기술 없인 개발이 불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차량의 50%가 자율주행차로 대체되면 글로벌 추산 연간 약 250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에 5G 상용화를 앞둔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 자율주행 필수 설비로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포부다.

KT는 2015년부터 5G 자율주행 기술을 준비해왔다. KT의 5G 자율주행 플랫폼은 ▲5G 인프라 ▲5G-V2X(차량-만물간 통신) 기술 ▲정밀측위 ▲지능형 관제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한다.

KT는 현재 위치를 최대 30㎝ 단위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밀측위 기술을 개발한 상태다. 향후 GPS 위성뿐 아니라 LTE와 5G 기지국, 중계기, WiFi AP 등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어디서나 정확하고 끊김 없이 위치 정보를 산출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3D HD맵(초정밀지도) ▲5G-V2X 기술 ▲주행 빅데이터 등을 주축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SK텔레콤의 3D HD맵은 도로 주변 지형 지물·신호등·교통표지판 등을 25㎝ 이하로 정밀하게 담아 사고에 대비한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에 반응속도 0.001초 이하 5G 차량 소통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통해 차량-차량-관제센터-IoT(신호등 등) 간에도 실시간 교통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자율주행 차량은 차량의 센서와 레이더 등 자체 감지능력에만 의존, 운행돼 돌발상황 대처 등엔 미흡한 상황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국내 통신업계는 5G 자율주행 핵심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면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가 동시에 연결되고 위험에 미리 대처할 수 있어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KT는 “5G 네트워크를 통해선 차량과 교통인프라가 1~7㎳ 수준의 초저지연으로 연결돼 센서 방식의 기존 자율주행보다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며 “실시간으로 차량 위치나 센서 정보를 수집한 후 관제 서버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해 상황을 예측, 교통신호 제어를 하는 등 지능형 관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기존 자율주행차의 센서와 카메라는 악천후·야간 등 특수 환경에서 성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준비 중인 3D HD맵, 5G V2X 등은 센서·카메라 사각지대 정보를 차량에 전달해 자율주행차의 상황 인지 및 주행 판단능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과 KT는 5G 기술이 자율주행차에 조기 적용되도록 글로벌 통신업체, 자동차 및 부품 제조사들과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향후 서울시, 대구시, 제주시 등 다양한 지자체들의 C-ITS(협력 지능형 교통 시스템) 자율주행 실증 사업에 참여해 5G 자율주행 플랫폼의 핵심 기술을 검증할 예정”이라며 “5G 기술 기반의 오픈형 자율주행 플랫폼을 완성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다가올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에릭슨, 노키아 등과 5G 자율주행 기술을 선제 개발해왔다”며 “그래픽 처리장치 전문 업체인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도 더욱 확장해 자율주행 동맹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율주행차와 5G 시험망을 연결해 사물인터넷·관제센터와 통신하며 주행 안전을 높이는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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