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침체로 원자재 인상분 반영 난항

강관, 철근 등 철강재의 가격인상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 사진제공 = 뉴시스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철강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전방산업 부진을 이유로 유통사들이 저항에 나서면서 실제 반영은 더딘 것으로 드러났다 .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강관 제조업체들이 5~7%의 가격인상을 안내하고 4월부터 반영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유통 및 실수요 업체들이 인상된 가격으로 제품을 매입하는 것을 거부, 결국 가격인상은 실패로 돌아갔다.

가격인상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전방산업의 침체로 인해 판로가 정체된 데 따른 것이다. 실수요 업체들이 반영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시장상황은 출혈경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또 포스코, 현대제철 등 원자재(열연강판) 제조사들의 마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원자재 가격인상이 이뤄진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한 철강 유통업체 관계자는 “대상들을 중심으로 제품 매입을 줄이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원자재 제조사 이익률이 20%가 넘을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도 가격인상을 단행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관 제조사는 이미 인상된 가격에 매입한 원자재(열연강판)로 제품이 출하되기 때문에 가격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반응이다.

강관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달 인상을 통보했지만 시장저항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가격반영이 되지 않을 경우 원자재 구매를 줄이고 재고를 털어내는 방법 외에는 적자 해결책이 없다”고 전했다.

철근 역시 가격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제철은 4월 2주차까지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철근 가격을 톤당 65만원으로 결정했다. 또 오는 5월까지 매주 2만원씩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이 반발하면서 현대제철 철근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제강사들의 철근 재고가 37만톤에 달하는 등 재고부담이 심해 가격인상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다른 제조사의 경우 현재까지 철근 가격과 관련된 통보를 하지 않아 시장가격 전체가 인상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