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인 조민아 바리스타(右)는 스타벅스 왕십리역점의 수퍼바이저로 근무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매년 4월20일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애인의 날’이 오늘로써 제38회를 맞았다.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재활의 날’을 이어, 1981년부터 국가에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된 ‘장애인의 날’을 맞아 유통가(街)에서는 앞다퉈 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진행 중인 상황.

이 가운데 <월요신문>은 단발성 행사가 아닌 꾸준히 장애인 상생 고용을 앞장서 실천하는 F&B기업에 대해 살펴봤다.

◆ 장애별 맞춤교육 통해 전문 바리스타로 성장 가능토록…‘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장애인 채용과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 중 하나인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하 스타벅스)는 ‘편견과 차별의 장벽을 너머 장애인 바리스타의 꿈을 응원한다’는 슬로건 아래 장애인의 채용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청각, 지적, 정신, 지체 등 총 266명(중증 202명, 경증 64명)의 장애인에게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장애인 직원에게도 차별 없는 동등한 승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 덕에 무려 46명의 장애인 직원들이 중간 관리자 직급 이상으로 전국 매장에서 근무 중에 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최종 면접 후 선발된 직원들에게 최대 5주간의 장애별 맞춤 바리스타 교육 과정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스타벅스 전문 강사진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전문 직무지도사와 함께 바리스타 양성을 위한 이론적 지식 교육과 실습 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한 단순 채용을 넘어서 실제 이들이 현장에 순응하고 오랜 기간 근속하게 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들이 평생 직장으로 삼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채용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펼치고 있다. 장애 유형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직장 내 장애 인식 개선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본인의 의사에 따라 매장 내 장애인 근무 안내판을 설치해 고객들과 친화적인 소통을 조성하고, 청각 장애인 바리스타가 근무하는 매장에서는 자체 개발한 음료 주문 수화를 안내하는 등 장애 친화적 근무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2015년부터 ‘장애인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개최,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자신의 역량을 키우며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2018년 현재 장애인 직원 240여명, 고용률 3.5%로 민간기업 법정 의무 고용률인 2.9%를 상회하고 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 중증 장애인 채용은 물론 장애인 친화 정책까지…‘한국맥도날드’

한국맥도날드(이하 맥도날드)의 고용문화에서 가장 큰 특징은 학력, 나이, 성별, 장애 등의 차별이 없는 ‘열린 채용’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해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언론인협회가 공동 주최한 ‘제8회 행복더함 사회공헌 대상’에서 고용창출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맥도날드의 다양한 ‘열린 채용’ 중 장애인 채용에 있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재 근무 중인 장애인 직원 240여명 중 198명이 대부분의 기업에서 채용을 꺼리는 중증 장애인이라는 점이다.

경증 장애인과 달리 중증 장애를 지닌 이들은 사실상 일반적인 직원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수월하게 수행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맥도날드는 장애인 직원에게 적합한 업무를 배정하기 위해 매장 시설 관리와 유지를 담당하는 ‘메인터넌스’(Maintenance) 직무를 개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장애인 직원들의 근속 기간이나 승진 기회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맥도날드 장애인 사원 중 10년 이상 근속한 사원이 무려 30여명에 달한다는 결과로 증명된다. 이와 관련해 맥도날드 측은 “단순히 한시적으로 ‘보여주기 식’ 채용을 펼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장애인 채용 뿐 아니라 매장 곳곳에 장애인 고객을 위한 배려를 녹이는 등 적극적인 ‘장애인 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키오스크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 고객들도 불편없이 디지털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이는 디지털 키오스크 화면에서 장애인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아래로 이동하고 전체적으로 축소되는 등 휠체어에 앉은 눈높이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서비스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근무 중인 장애인 직원들 (사진=SPC그룹)

◆ 장애인 직원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설립…‘SPC그룹’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등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를 운영 중인 SPC그룹은 지난 2012년 장애인 직원들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를 출범하고 장애인들이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 푸르메재단,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등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이 협력해 각자의 재능을 기부하는 형태로 탄생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현재 종로푸르메센터(1호점), 서울시 인재개발원(2호점), 온조대왕문화체육관(3호점), 서울시립은평병원(4호점), 서울도서관(5호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6호점), 서초구청(7호점) 등이 운영 중에 있다.

이곳에서는 장애인작업장에서 생산된 빵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역시 장애인으로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7개 매장에는 총 19명의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밖에도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의 베이커리 브랜드와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등의 카페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소울베이커리와 함께 장애인 직업교육시설 ‘SPC&소울 행복한베이커리교실’을 설립하고 장애인들에게 제빵 및 바리스타 교육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장애인 보호작업장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에 마련된 이 교실은 지난 2017년 1분기 기준으로 110여명의 장애인을 교육 시켰으며, 이 중 40여명을 장애인 작업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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