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문수 단일화 등 넘어야 할 산 남아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기세에 날개를 달았다. 박 시장은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을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시장 3선에 도전 중인 박 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여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군에 우뚝 서게 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기세에 날개를 달았다. 박 시장은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66.26%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을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시장 3선에 도전 중인 박 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여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군에 우뚝 서게 된다.

朴, 서울시장 경선 66.26% 압도적 승리
 
박원순 시장은 지난 20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66.26%의 지지율을 획득했다. 박 시장과 경쟁을 벌였던 박영선 의원은 19.59%가 뒤를 이었고, 우상호 의원은 14.14%로 3위를 기록했다.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의 지지율을 합치더라도 박원순 시장의 절반 정도로 ‘완승’ 그 자체였다. 박 시장의 완승은 당내 역학 구도의 과정에서 보면 친문계의 완패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잠룡으로 인정받는 거물 정치인이다. 특히 이번 경선 결과는 여권 내 박 시장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호재가 됐다. 당내 경선 경쟁자인 박영선 의원은 4선 중진으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여성 정치인의 선두주자다. 우상호 의원도 학생 운동권 출신으로 3선 경력으로 원내대표를 거친 비중있는 정치인이다.
 
당초 1차 경선에서 과반수 통과를 하지 못하면 결선투표에서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이 연합하면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기대’로 끝났다. 둘 다 박원순 시장의 경쟁자가 되진 못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찌라시성 소문이 돌곤 했다. 임 실장이 박 시장 대신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사실 박 시장은 친문계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참여연대 출신이 주류가 됐지만 박 시장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 재단을 주도한 시민단체 운동가 출신이다. 친노와 친문을 거치지 않은 독자적인 행보를 보인 정치인이다.
 
이번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경선에서 친문계가 다수 승리했다고 했지만 박 시장의 서울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경기는 비문계가 친문계를 제쳤다. 서울과 경기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선의 지름길이다.
 
물론 박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배려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문을 통해 “이제 문재인 정부와 함께입니다”라며 “서울의 생각과 가치가 대한민국의 철학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울의 정책이 대한민국의 표준이 되고, 새정부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비문계의 선두주자로 나서지 않고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고 행보를 같이 하면서 서울시장 선거를 치루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현재로선 박 시장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으로 예상된다.
 
박원순 강세에 안철수-김문수 맹추격 중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당내 경선은 압도적 승리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본선은 다르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가 나섰다. 범 보수권 후보군이 만만치 않다.
 
특히 안철수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3위를 기록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대선후보다. 특히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무명에 가까운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한 ‘은혜?’를 베풀었던 적이 있다.
 
만약 당시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강행했다면 오늘날의 박 시장은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존재한다. 하지만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했다. 2011년의 초보 정치인 박원순과 2018년 대선후보급 거물 정치인 박원순은 다르다.
 
박 시장 입장에선 2011년 당시 안 위원장이 정치적 판단으로 양보를 한 것뿐이라고 항변할 수 있다. 박 시장을 위한 결단이 아닌 안 위원장 스스로의 정략적인 필요에 의한 양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철수의 양보론은 박 시장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김기식 전 금감원장 사퇴와 김경수 의원의 드루킹 연루 의혹도 박 시장으로선 반드시 극복해야 할 악재다. 특히 박 시장은 김기식-김경수 옹호론을 펼쳐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시장의 옹호 발언 등에 대해서 “정권 실세들의 개입으로 ‘게이트’로까지 번지고 있는 이 사건, 그 중심에 선 김 의원의 출마가 과연 응원할 일?”이냐고 질타했다.
 
야3당은 23일 드루킹 의혹 특검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드루킹 특검이 현실화되면 여권은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혹시라도 김경수 의원 의혹 파문이 커질 경우 옹호론을 펼친 박 시장도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위협적인 변수는 보수 연대론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보수 연대론’을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판세에 따라 연대론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선거 막판에 안철수 위원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가 범보수후보 단일화에 합의한다면 선거 판세는 예측하기 어렵다. 박원순 시장의 3선 도전은 넘어야 산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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