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D램·낸드플래시 출하량 10% 중·후반 성장 전망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고점 논란에도 D램 가격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간 결과다.

24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잠정 경영실적(연결 기준)은 매출액 8조7197억원, 영업이익 4조3673억원, 순이익 3조121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77%, 64%나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50%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호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D램 평균판매가격이 9%나 상승한 결과다. 낸드플래시는 평균판매가격이 1% 하락에 그쳤다. 공급면에서는 모바일 수요 약세 영향과 차세대 제품의 일부 고객 인증 대기로 판매 이월이 발생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역할과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IT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신규 공정 확대 적용,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D램은 10나노급 공정 전환 가속화, 서버와 그래픽에서 동 기술 적용 제품 판매를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낸드플래시는 IDC 고객으로부터 인증을 확보한 PCIe 기반의 제품을 2분기부터 공급해 기업용 SSD 시장 본격 공략할 것"이라며 "72단 3D제품을 적용한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소비자용 SSD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각각 10% 중반, 10% 후반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수요가 20% 초반 수준의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글로벌 IDC 업체의 투자확대로 서버용 제품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돼서다. 모바일 제품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요 성장은 둔화되겠으나 AI, 카메라 등 기능 강화로 기기당 평균 탑재량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는 기업용 SSD가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제품은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128GB 용량의 낸드플래시가 탑재되기 시작하는 등 세트 업체의 채용량 확대를 예상했다. 공급측면에서는 업체들의 고적층 3D 제품 비중 확대로 공급 부족 상황이 전년 대비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명영 부사장은 "청주 M15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 확장을 차질없이 마무리해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주 M15 공장은 연말보다 빠른 시기에 클린룸 오픈이 예상된다. 중국 우시 공장은 예상대로 연말 오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원가절감도 기대했다. 이명영 부사장은 "1x나도 D램은 지난해 말 PC, 올 초 모바일, 서버, 그래픽 등 전 응용 분야로 인증과 양산 개시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 속도라면 연말 1x나노 D램 비중이 3분의 1 이상이 돼 원가도 적절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재고수준에 대해 D램은 작년말과 비슷한 수준이나 낸드플래시는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D램의 경우 1주 초반 정도로 연말까지 타이트한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1주까지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했다. 낸드는 2~4주정도로 재고 수준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분기에 72단을 램프업하면서 보유물량이 늘어난 탓이다. 낸드 재고는 2분기까지는 4주로 유지, 3·4분기 가서는 2주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의 호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약세를 기록 중이다. 24일 오전 9시 45분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4.15% 하락한 8만9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실망감보다는 오스트리아 반도체업체인 AMS가 향후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반도체주 투자 심리가 약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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