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경영진 교체 운동 추진
박홍조 변호사 “주주 의결권 취합 중, 경영진 교체 가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태가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 운동으로 이어지는 모양세다. 법률사무소 제이앤파트너스(J&Partners)는 대한항공의 소액주주 의결권을 모아 경영진 교체 운동을 벌이겠다며 내달 초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25일 월요신문은 대한항공 소액주주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박홍조 제이앤파트너스 변호사에게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박홍조 변호사는 “구체적인 참여 주주 규모는 아직 확답 드리기 어렵지만, 현재 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가며 의결권을 취합 중”이라며 "충분히 경영진 교체가 가능하다"고 의지를 보였다.

박 변호사는 “대한항공의 주식을 갖고 있던 일부 주주와 모 금융투자회사로부터 문의가 있었다”며 “대한항공 오너가(家) 갑질 사태에 대한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며 의견이 모아지게 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제이앤파트너스는 대한항공 경영진 교체에 동의하는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 받아 이사회에 ‘경영진 사퇴’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를 통해 안건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해임처분 판결을 받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내부적으로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라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제이앤파트너스는 지난 24일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100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대한항공 경영진 교체 운동에 동참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제이앤파트너스는 “2년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갑질 사건에 이어 최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투척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로 인해 대한항공의 신뢰와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대한항공을 좌지우지 하는 어마어마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정작 회장 일가의 지분은 시가총액 11%에 불과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전병우 변호사는 “경영실패에 대해 경영자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함이 권력의 법칙”이라며 “제이앤파트너스는 대한항공의 경영진을 주주 힘으로 교체하는 운동에 착수하려 한다”고 주주들에게 이 운동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제이앤파트너스는 지난 4월 20일 한국 소액주주 역사상 최초로 ㈜한국코퍼레이션의 소액주주들을 규합해 회사를 부실화한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선출한 후 등기까지 완료하는, M&A 역사에 전무후무한 일을 해낸 바 있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제이앤파트너스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항공 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주주와 사회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진을 직접 선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총수 일가를 대한항공의 경영에서 법률적으로 물러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보려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박 변호사는 “소액주주들이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 경영진 입장에선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이기도 하고, 저희는 (경영진 교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대한항공 소액주주들이 이번 단체 운동에 참여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 소액주주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56.40%다. 5% 이상 주주는 한진칼(29.62%)과 국민연금(11.67%)이다.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양호 회장(17.7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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