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삼성증권, ‘평생 수수료 무료’로 승부
업계 “신규고객 확보로 자산관리서비스 제고 목적”

(좌측부터 시계방향)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앞 다퉈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 적용에 나서고 있다. <사진=각사>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최근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로 덩달아 신뢰도 하락에 직면한 증권사들이 앞 다퉈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는 대신 신규고객 유치를 통해 다양한 수익원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수수료 ‘0원’ 경쟁이 뜨겁다.

평생 수수료 무료 혜택을 처음 제시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6월 30일까지 모바일 앱 ‘나무’로 비대면 계좌를 처음 개설한 고객에게 평생 주식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10월 한차례 평생 무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무료 수수료 혜택을 선보였을 때 고객 호응도가 높아 이번에도 시즌2를 실시하게 됐다”며 “지난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통해 6만1000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됐고 7650억원의 신규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평생 수수료 무료 전략이 톡톡한 효과를 보자 삼성증권도 수수료 무료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증권은 5월말까지 모바일 앱 ‘엠팝(mPOP)’으로 신규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주식거래 수수료를 평생 면제한다. 휴면고객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3년 간 거래가 없고 지난 2월 26일 기준으로 잔고가 10만원 이하인 휴면고객중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한해 해당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이벤트 실시하고 나서 일평균 계좌 개설수가 평소의 7~8배 수준으로 늘어났다”며 “많은 날은 2000명 이상의 고객이 유입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지난달 말까지 진행했던 이벤트 적용 기간을 확대했다. 6월 말까지 비대면 계좌개설 신규고객에게 10년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말부터 이달 말까지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시 5년간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비대면 신규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1년간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펼쳤으며 올해 5년으로 혜택기간을 확대했다.

미래에셋대우와 하이투자증권도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개설 기한을 연장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2월말까지였던 ‘미래에셋대우 다이렉트 비대면 계좌개설 이벤트’를 이달말까지 연장했다. 이벤트 기간 내 다이렉트 비대면 ‘주식거래+CMA계좌’나 ‘주식거래 계좌’ 개설 시 2025년 말까지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수수료 이벤트 실시 후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시는 고객이 많이 증가했다”며 “수수료 이벤트뿐 아니라 당사의 온라인 거래 편의성도 고객 유입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5월이나 6월쯤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도 주식거래 수수료 100년 무료 이벤트를 내달 말까지 연장 실시한다.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휴면포함)을 대상으로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100년 동안 면제해주고 신용·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3년간 연 4.9% 금리로 적용한다. 하이투자증권 스마트사업팀 관계자는 “100년 무료 및 연 4.9% 이자율 우대 이벤트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 연장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수수료 무료 경쟁에 대해 “주식 거래 수수료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다”며 “수수료를 포기하는 대신 신규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주식거래 외 채권·펀드 등 종합적인 자산관리서비스 이용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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