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적자 시달리다 작년 흑자전환, RBC 111%로 자본확충 시급
새마을금고중앙회 유상증자 거부, 농협은행 등 대주단 매각착수

MG손해보험 강남 본사 전경.<사진=MG손해보험>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경영난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MG손해보험이 사실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외면으로 매각기로에 놓였다. MG손보가 회생하려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수혈이 시급하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와 NH농협은행 등 대주단은 추가 지원보다는 매각으로 뜻을 굳힌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MG손보 매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가 MG손보 인수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인수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G손보 직원들은 회사가 새마을금고에 인수된 지 5년 만에 다시 새주인을 맞게 되면서 고용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JKL파트너스는 MG손보 매각주관사인 KB증권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5월경 경영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JKL파트너스는 IS동서 계열사인 IS건설이 약 46%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전문회사다.

JKL파트너스 측은 실사결과를 토대로 MG손보 지분 전량을 인수할지 아니면 일부만 일수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MG손보 매각예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2500억~3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익성이 목적인 사모펀드 특성상 JKL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할 경우 향후 수년내에 시장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도 2013년 ING생명을 인수해 투자금을 대부분 회수한 후 현재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3년 MG손보(옛 그린손보)를 인수한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한 실질적 대주주다. 자베즈2호유한회사는 MG손보 지분의 9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MG손보 대주단도 회사의 경영악화가 지속되자 최근 매각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해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다. 대주단은 농협은행(400억원)과 한국증권금융(200억원), 새마을금고(300억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사실 MG손보의 경영상태는 악화일로를 거듭해왔다. MG손보는 4년간 적자행진을 이어가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겨우 성공했다. 새마을금고에 인수된 해인 2013년 3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2014년 -906억원, 2015년 -497억원, 2016년 -289억원으로 적자규모를 줄여나갔다. 지난해에는 51억원의 순익을 내며 회생발판을 마련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보험금 지급여력) 비율도 손보사 중 가장 낮다. MG손보는 지난해 12월 기준 RBC 비율이 111%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115.6%)보다 4.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RBC 비율은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금감원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만약 보험사의 RBC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금감원은 경영개선 권고 조치를 내리고 향후에도 개선이 안 되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MG손보에 대한 재무건전성 등을 점검하기 위해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했다.

MG손보는 그간 증자를 통해 약 26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으나 경영적자 지속에 따른 추가 자본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 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MG손보 인수를 주도했던 신종백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지난달 물러나고 박차훈 신임 회장체제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MG손보에 대한 추가지원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회장의 경우 회장선거 과정에서 MG손보 인수문제를 제기하며 유상증자 반대와 매각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MG손보 매각추진에 대해 말을 아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유상증자 계획이 없고 앞으로도 어렵지 않겠나 싶다”며 “신임 회장이 취임한지 한달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 이사회가 꾸려지면 매각 등에 대한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반면 MG손보 측은 추가지원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MG손보 관계자는 “작년에 처음으로 50억원의 흑자가 나면서 터닝어라운드를 했는데 RBC의 경우 회사 내부적인 문제도 있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채권 매도평가손실 발생)으로 단기적으로 좀 더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자금수혈이 필요한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MG손보 노동조합에선 회사가 빠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되길 바라고 있다. 자본확충 지연과 매각설 여파로 직원들의 고용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매각을 할 건지, 증자를 할지 공식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는데 아직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금감원도 지난주 경영실태평가를 끝낸 후 별다른 얘기가 없는 상태여서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증자와 매각 중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직원들의 고용안정 부분이 걸려있기 때문에 경영정상화에 최우선을 두고 노조에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G손보가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경영회복의 전기를 마련했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회사와 직원들의 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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