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한반도 평화정착의 신호탄 기대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역사적인 상봉을 했다. 남북 정상은 오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역사적인 상봉을 했다. 남북 정상은 오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부터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에 만나자마자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 김 위원장의 즉각 제안에 의해 문 대통령이 북쪽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이 펼쳐졌다.
 
남북 정상이 동시에 남과 북을 넘나드는 최초의 순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30대 젊은 지도자 김 위원장이 노련한 정치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또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군 의장대 사열을 받는 기록도 남겼다. 남북 정상은 남북 수행단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평화의 집을 찾아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글을 남겼다. 김 위원장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남북평화를 창출하는 역사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정상은 오전 10시 30분부터 1차 정상회담을 시작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전 남북 정상회담 마무리 발언을 통해 양측의 훈훈한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주 오늘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아주 우리 남북의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도 “많이 기대하셨던 분들한테 물론 이제 시작에,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오늘 첫 만남과 오늘 이야기된 게 발표되고 하면 기대하셨던 분들이 조금이나마 기대를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답해 양측의 의견이 상당 부분 조율됐음을 예고했다.
 
특히 양 정상이 남과 북 교차 정상회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거쳐 백두산에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김 위원장은 청와대 방문을 희망했다. 이는 양 정상이 이번 만남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만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오전 정상회담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진행돼 본격적인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논의는 오후 정상회담에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과 북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핵심 의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정상이 ‘통큰 합의’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 공감한 상태라서 전 세계에 충격을 줄 뜻밖의 성과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美, 기대감 드러내고 日, 긴장 속 결과 주시 中
 
국제 사회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5월 말과 6월 초에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과 재팬 패싱 가능성에 우려감을 가진 일본은 남북 정상회담 진행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진전을 이루길 희망한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회담 즈음에, 우리는 한국인들이 잘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미국은 우리의 동맹, 한국의 긴밀한 협조에 감사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계획된 회담을 위한 활발한 토론이 계속되길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 “정치, 외교, 국방 부문에서의 중요 인사가 동석한 가운데 남북 양 정상 간의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납치, 핵, 미사일 등 현안에 대한 포괄적인 해결로 향하는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면서도 “회담 내용 및 결과는 현 시점에서 평가하기 어렵다”고 기대와 우려의 의견을 내놓았다.
 
여야 정치권은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꾸준한 노력 끝에 기적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당대표실에서 남북 정상회담 장면을 시청하면서 “두 정상이 금단의 선이라 여겨졌던 곳을 나란히 손잡고 넘나드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감격스럽다”면서 “오늘을 시작으로 평화로 안락한 민족의 보금자리 한반도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번 회담은 보여주기식 감성팔이가 아니라 완전한 북핵폐기와 한반도 평화 체제를 향한 발전적 남북관계를 성취하는데 실질적 진전을 보여주는 회담이 돼야 한다”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민국 국민과 국제사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데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날 남북정상이 내놓을 한반도 평화 해법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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