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미용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 패혈증 증상을 보인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피부과에서 발생한 집단 패혈증 사태의 원인은 상온에 장시간 노출된 프로포폴 주사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해당 피부과 원장 박모씨 등 병원 의료진 10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한 결과 지난 4∼7일 약 60시간 동안 상온에서 프로포폴 주사제를 보관했다는 일관된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편의를 위해 프로포폴이 있는 주사기를 냉장 기능을 상실한 고장 난 작은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2~25도 사이의 온도에서 얼지 않게 보관해야 하는 프로포폴을 상온에서 보관하면 세균증식이 빨라져 오염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지난 8일 경찰과 보건당국이 대규모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결과 해당 피부과 주사실에서 프로포폴이 담긴 주사기와 포장이 뜯긴 프로포폴 앰풀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건당국의 ‘주사제 오염 추정’이라는 역학조사 초기 소견을 전달받아 상온에 방치돼 오염된 프로포폴 투약으로 인해 패혈증 증세가 집단적으로 발현했을 개연성을 의심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경찰은 쓰고 남아 변질된 프로포폴 주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편 해당 피부과에서는 지난 7일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뒤 피부 리프팅 레이저, 울세라, 홍조 치료 등의 시술을 받은 환자 A씨 등 20명이 패혈증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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