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인터넷팀 ]우리가 익히 아는바로 홍삼은 인삼을 구증구포하여 만든다고 한다. 요즈음 오크나 홍삼기가 발전되어, 한번에 그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있으며,심지어는 유명 메이커의 홍삼도 구증구포하여 제조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약선차의 가장 중요한 과정 역시 구증구포이다.즉 아홉번을 볶고(찌고) 아홉번을 말려 식힌다는 뜻이다.

그럼 구증구포는 어떤 근거에서 유래된 것일까? 주변 모두에게 물어봐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동양철학의 근간은 음양오행 사상이다.오행은 우주와 인간 그리고 사물의 이치와 변화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1水, 2火, 3木, 4金, 5土로써, 우주의 기본수는 1,2,3,4,5 이 다섯 수 밖에 없는 것이며, 나머지 다른 수들은 1,2,3,4,5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그런데 1,3,5 홀수는 양적인 성질이요, 짝수인 2,4는 음적인 성질이다.

그래서 최대의 양적인 성질은 1,3,5의 합인 9이며, 상대적으로 최대의 음적인 성질은 2와 4의 합인 6이 되는 것이다.

양적인 성질은 따뜻하고 밝으며 도와주고 상승하는 기운이며,음적인 성질은 차겁고 어두우며 깎아내리고 쫓아내는 기운이다.

구륙보사(九六補瀉)라는 원리가 있다. 다시 말하면 아홉은 보(補)의 극치요,여섯은 사(瀉)의 극치이다. 아홉번을 불이나 증기로 볶거나 쪄서 아홉번을 차거운 바람이나 그늘에 말리는 것이 바로 구증구포이다.

이처럼 열을 가했다가 식히는 과정에서, 즉 음과 양의 반복으로 생성되는 것이 우리 몸을 지탱하고 활동하게 하는 정(精)인 것이다. 정이 척수가 되고 뇌수가 되어 사고(思考)와 활동하게 하는 근간이 된다. 아홉번을 열을 가하고 식힘으로서 최대의 정을 듬뿍 담은 약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동양의학에서의 질병은 음과 양의 조화와 균형이 무너지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구증구포는 이처럼 무너진 음양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다. 세계적으로도 일교차와 연교차가 큰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건강하고 수명이 길다는 통계가 있다.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인삼과 홍삼의 사포닌을 진세노싸이드(Ginsenoside)라 하는데, 그 종류를 단순 비교하면, 인삼은 24종류이고 제대로 구증구포한 홍삼은 36가지라 한다. 즉 인삼은 열성식품이라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좋지않으나, 홍삼은 구증구포의 과정에서 열을 내리는 사포닌이 생성되므로, 열이 많은 사람이 음용하여도 아무런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약선차를 마시는 원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위하여 약선차를 만들 때, 가장 우선시 해야할 중요한 원칙이 구증구포이다. 약선차는 정성이다. 정성이 깃들여 있지 않은 것은 약선차로서의 가치가 없다. 좋자고 먹는 것이, 부작용이 발생하고 몸과 마음에 유익하지 못하다면 차라리 먹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평상시에 마시는 대부분의 약선차는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자는 의미이다.그래서 보법(補法)인 구증구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감기와 같은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약선차를 만든다면, 이 때는 구증구포가 아니라, 감기 바이러스를 쫓아내야 하니까 사법(瀉法)인 육증육포를 선택해야 한다.

볶을 때에도, 시계방향이나 안에서 바깥쪽으로 저어주면 보법이요,시계 반대방향으로 또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저어주면 사법이 된다.그러니까 구증구포는 시계방향으로 저어주고, 육증육포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저으며 볶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목욕에서 냉온요법이라는게 있다. 즉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는 의미인데, 이왕이면 구증구포를 적용하면, 인삼이 홍삼이 되듯이, 우리 몸도 모든 만성질환과 성인병으로 부터 보호받을 수 있지 않을까? 현재 내가 임상실험중에 있으며, 6개월 정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 5분 정도씩 냉탕과 온탕을 9번 오가고 있는데 정말 효험이 있지않나 하는 느낌이 온다. 

*칼럼제공: 한병순 한국 약선차 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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