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바른미래당 김동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평화와정의 노회찬 원내대표가 손을 잡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국민 10명 중 8명가량이 '국회의원들이 국회 파행에 책임을 지고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온 가운데, 5당 국회의원의 세비 관련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 81% “무노동 무원칙을 적용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1일 '국회의원 세비지급 여부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652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501명이 응답을 완료, 4.7%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그 결과 '무노동 무원칙을 적용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응답이 81.3%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세비는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은 13.2%, '잘모름'은 5.5%였다.

특히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여론은 모든 지역, 연령, 지지정당, 이념성향에서 압도적으로 높거나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정당 지지층별로 보면 정의당(92.6%), 더불어민주당(84.0%), 자유한국당(72.7%), 바른미래당(68.3%) 순으로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진보층(반납해야 한다 88.0% vs 지급해야 한다 10.3%)과 중도층(83.2% vs 15.5%), 보수층(71.5% vs 15.5%) 모두에서 '반납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이견 없이 높았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내대표들이 인사를 나누는 동안 정세균 국회의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국회파행 관련 정세균 국회의장은 8일 “만약 여야 협상이 타결 안 되면 저부터 4월 세비를 반납하고 앞으로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세비 반납 관련 5개 정당의 생각은?

이에 지난 9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한 시민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표 논객으로 자리한 5명의 의원에게 “국회의장님께서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하는데, 오늘 나오신 국회의원님들의 의견은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국회의장이 국회를 정상화해주실 것”이라며 “국회 정상화 되지 않으면 세비 반납하겠다. 당연한 의무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은 “오늘 국회에 올라오기 위해서 새벽 5시 반에 집에서 나왔다. 늘 이런 일정을 하고 있다”며 “국회 일정과 별개로 대단히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문해주신 시민께서 ‘국회의원이 일 안 하면 세비 반납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뜻으로 질문하셨을 텐데, 따끔한 질책을 저희가 받아들여야 한다”며 “정 의장께서 판단해 세비를 반납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면 동의하겠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질문자에게 “제가 세비 반납한다고 답변하면 시원하시겠죠. 저는 다 같이 하면 할 겁니다”라면서도 “세비 반납한다고 해서 문제 해결이 안 되더라.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국회의원 다 없애는 게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노동자들이 일을 안 하면 무노동 무임금이고, 손해배상에 가압류까지 살인적으로 퍽퍽 때리면서 국회의원에 관해서는 얘기하기에도 치사하지만, 너무나 특권이 많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그냥 넘어가라’ 이런 관행 뿌리 뽑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정 의장의 취지에 100% 동의한다”며 “이제 국민이 국회에 촛불을 들 때가 됐다. 과거 부당한 권력에 대해 촛불 들지 않았나. 이제는 국민께서 회초리를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국회 회의는 안 열렸지만, 오늘 어버이날이어서 아침부터 지역 복지관 세 군데 갔다 왔다. 점심에는 지역 노총 분들 만나서 간담회 한 후 서울로 부랴부랴 올라왔다”며 “국회는 열리고 있지 않지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국회의원으로서 술 먹고 주무시다 오신 분 있습니까?”라고 반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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