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원희룡(54) 후보가 14일 오후 제주시 중앙로 제주벤처마루 10층에서 열린 제2공항 관련 후보 초청 토론회장에서 한 남성에게 폭행당한 뒤 눈을 감은 채 자리에 앉아 있다. 달걀을 맞은 원 후보의 왼팔 옷 소매가 젖어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원희룡(54) 제주지사 후보가 14일 제2공항 건설 관련 합동토론회 중 시민에게 피습당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원 후보는 이날 오후 제주시 중앙로 제주벤처마루 백록담홀에서 열린 토론회서 시민에게 계란을 맞는 등 피습을 당했다.

시민은 토론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오후 5시께 단상 위로 올라가 원 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주먹으로 원 후보의 얼굴과 팔을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시민은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손목을 긋는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후보를 피습한 이 시민이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의 김경배 부위원장으로, 지난해 제2공항 부지 선정 과정의 부당함과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 추진에 반발하며 42일간 단식 농성을 펼쳤다고 밝혀졌다.

특히 김 부위원장의 단식 13일차에 당시 제주지사였던 원 후보가 농성장을 찾은 바 있어, 이날을 근거로 피습의 이유를 가늠할 수 있다.

김씨는 이날 원 후보에게 “주민 동의 없이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한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원 후보는 “기운이 아직 많이 있으시구나”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원 후보의 발언은 “목숨 걸고 단식중인 주민을 우롱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졌고, 이에 원 후보는 SNS를 통해 “의지 표명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먼저 챙겨주길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지 비아냥거리려고 한 말이 절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원 후보를 피습 후 김씨는 진행요원에 의해 제지됐다. 이어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원 후보도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며 주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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