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호텔·판교의 R&D센터 등 5곳 매각 추진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삼성중공업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부동산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에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금마련 계획이 포함돼 있던 만큼 '플랜B'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2016년 삼성중공업은 유가증권과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매각과 인건비 절감을 통해 1조45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책을 산업은행에 제시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인력감축, 급여반납 및 휴직, 경비절감 등을 통해 유동성 문제 해결에 진척을 보이고 있다. 다만 부동산 매각의 경우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삼성중공업이 매각을 추진 중인 부동산은 거제 지역의 삼성호텔과 삼성빌리지, 기숙사, 산청군에 있는 산청연수원, 성남 판교의 R&D센터 등 5곳이다.

가장 매각 대금이 클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산은 판교R&D센터다. 하지만 판교R&D센터는 정보기술, 생명공학, 나노기술, 문화콘텐츠, 연구개발 등 특정한 목적이 아닌 기업에는 매각할 수 없다. 가격 또한 부담돼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거제에 있는 삼성호텔의 경우 매각대금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거제지역의 인구유출, 지역경기 침체, 관광수요 감소로 인해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입찰이 오갔지만 삼성중공업이 원하는 가격에 도달하지 않아 매각 실패했다.

삼성기숙사와 삼성빌리지의 경우 일부 매각이 진행됐다. 거제지역 한 개업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많은 물량을 일시에 판매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어 소량의 물량을 여러차례에 거쳐 매각하고 있는 듯하다"며 "현재까지 시장에 나온 물량은 거의 팔렸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연말까지 자체 운용비용 1조4500억원을 마련하기로 산업은행과 약속한 바 있다. 현재까지 만들어 낸 자구비용을 제외하면 남은 7개월 동안 약 3000억원의 운용비용을 더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수원·당진 등 비 생산시설 부동산 일부는 모두 매각 됐지만 남은 부동산의 경우 규모와 금액이 커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마련하기로 한 운용비용 1조4500억원 중 일부는 부동산 매각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의 수급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