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철도공단 20조 ·코레일 15조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철도·도로 등 인프라사업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서 직접 언급된 만큼 가장 관심이 높다. 특히 철도는 유엔 제재에 포함되지 않아 남북경협의 마중물이 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양 기관은 대북 사업관련 팀을 구성하는 등 남북철도연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경우 남북철도물류부, 코레일은 남북해외철도사업단을 운영 중이다.

남북철도연결사업을 주도할 양 기관의 재무상태는 어떨까.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은 부채비율이 높기로 손에 꼽히는 공기업이다. 철도시설공단의 경우 고속철도 건설 투자 등으로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다. 수익성 면에서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철도시설공단의 경우 무자본특수법인 구조이기에 부채비율을 따로 산출하지 않지만, 20조원이 넘는 빚을 안고 있다. 지난해 기준 철도시설공단의 자산총계는 18조2663만원, 부채총계는 20조1236만원이다.

경영실적의 경우 철도시설공단은 수서고속철도를 운영하는 SR이 철로 사용료를 내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4531억원, 영업이익 7247억원, 당기순이익 1215억원을 기록했다.

간신히 흑자기업으로 턴어라운드를 한 상황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남북철도연결 사업이 추진될 경우 철도시설공단의 재무상태는 다시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철도연결이 이뤄질 경우 실제 운영을 맡게 될 코레일 역시 빚에 허덕이고 있다. 코레일은 15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지고 있다. 부채비율도 297.76%(2017년 기준)에 달한다. 수년간의 부채감축 노력으로 한때 4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을 297%까지 낮춘 것이다.

다만 SR 분리 운영으로 수익성은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의 경우 5조7867억원으로 전년(5조6936억원)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81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당기순손실은 8555억원으로 전년보다 277.7%나 증가했다. 이에 코레일은 SR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SR 분리 운영으로 코레일의 적자가 심화했다”며 “고속철도 운영을 통해 일반철도나 벽지노선에서 발생하는 적자분을 메꾸는 형국에서 코레일의 적자가 늘어날 경우 공공성 부분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효율성 면에서도 이득이란 점을 부각하고 있다. 오영식 사장은 “SR 통합이 이뤄질 경우 수서에서도 고속철도로 전라선, 경전선, 동해선을 한번에 이용할 수 있다”며 “공급좌석도 2만석에서 3만석 정도 더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철도는 기존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이 우선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해선은 현재 강원도 강릉에서 고성군 제진역까지 110㎞가 단절된 상태다. 동해선 연결이 이뤄지면 부산에서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철로가 놓이게 된다. 물류운송 부분에서는 막대한 이점이 있다.

경의선은 문산과 개성 구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평양, 신의주를 거쳐 베이징으로 연결되는 경의선 구간의 경우 고속철도 건설이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다만 고속철도 운영을 위해서는 철로 직선화 작업 등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 원산까지 이어지는 경원선 복원도 점쳐진다. 이 경우 동해선을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연결되게 된다. 또 철원에서 금강산을 잇는 금강산 선도 검토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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