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상조업계를 대표하는 보람상조가 잇따른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잡음을 빚어내고 있다.

고양시 덕은동 일대 장례식장 신축을 두고 상암동 주민들과 아직까지 협상의 폭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최철홍 회장이 목회활동을 빌미로 활동 중인 교회와 지역주택조합사업 등과의 연계를 통해 이득을 취한 것은 물론 보람상조를 이용해 부동산 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기 때문.

그러나 보람상조 측은 “제기된 의혹은 사실 무근이며, 직접적인 연관성 역시 전혀 없다”고 적극적으로 선을 긋고 있어, 일각에서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나도는 의혹에 상조업계가 전반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을 둘러싼 의문점에 대해 다뤄졌다.

‘목사가 된 회장님. 신의 계시인가? 사업 확장인가?’라는 제목으로 구성된 이날 방송은 부산 남구에 위치한 엘림주찬양교회에서 담임목사로 활동 중인 최 회장과 김해율하 이엘지역주택조합의 수상한 돈거래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방송의 주된 내용은 최근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온 김해 율하이엘지역주택조합아파트 건립 문제에 있어 최철홍 회장과 보람상조의 계열사인 보람홀딩스가 연관돼있다는 점이다.

방송에서는 우선적으로 조합원 및 비상대책위원회 측의 말을 빌어 이엘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의 비리로 아파트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의아함을 자아낸 부분은 해당 대행사의 대표로 알려진 김 집사가 최 회장이 목사로 재임 중인 교회에서 신도로 활동하며 십일조나 감사헌금, 주일헌금 등으로 매주 평균 2500만원 이상을 납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공사 현장 등에 최 회장이 자주 얼굴을 드러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추가로 활용, 결론적으로 이번 아파트 공사에 최 회장과 보람홀딩스가 직접적으로 연관됐으며 3300여명의 조합원이 투자한 돈을 빼돌려 이익을 창출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더불어 교회가 자금세탁과 탈세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구심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갈무리

그러면서 보람상조의 현재 재무상태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을 꼬집었다. 한 회계사의 말을 인용해 돈을 마구 유출해 투자를 감행하는 등 함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까지 지적했다.

사실상 이날 방송은 단순한 의구심을 제기한 것일 뿐, 최 회장 및 보람홀딩스, 보람상조 등이 실제 지역주택사업에 연계돼 이득을 취했는지의 여부나 교회를 탈루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지의 여부 등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밝혀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보람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은 회사 재정상태의 악화로 자신이 납부한 금액이 소멸되거나 향후 서비스 이용이 불가해질까 노심초사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 보람상조 측은 우선적으로 “부금선수금과 행사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물론, 현금자산과 총자산도 3년 연속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자사에 빚어진 재정상태 의혹에 대해 강하게 일축했다.

이들은 “상조회사는 회계처리 방식의 특수성에 의해 적정하게 운영한다 하더라도 자본잠식을 회피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설명하며 “이 같은 업계의 실정을 무시하고 방송에서는 마치 보람상조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오인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년 1월까지 상조계열사 자본금을 15억원으로 증액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요 계열사 자본금 3억원에 맞춰진 것과 관련해서는 “자본잠식 상태라 할지언정 현금흐름이 좋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물론 자본금 증자 역시 문제 없이 진행 가능하다”며 “합병 역시 적극 검토 중인 상황이라 자본금 증자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상조업계 및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조업체의 재무건전성은 실제보다 나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보험업계와 달리 고객불입금(부금·선수금)을 수익으로 인식하지 않고 부채로 계상한다는 상조업계의 회계처리 특성 탓인데, 이 때문에 매출은 잡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은 계산되고 있어 재무제표상 결손 시현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보람상조 측은 김해 등 지역주택조합의 사업 추진 의혹과 관련해서도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은 부동산 개발 업체가 아니며, 추진 및 운영에 대해서도 관여한 바가 일절 없다는 것.

최철홍 회장 / 사진=보람상조

최철홍 회장에 불거진 논란 역시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에서 소개된 김 집사와 최 회장은 단순히 목사와 성도관계일 뿐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람홀딩스는 최초 책정된 행정용역비의 한정된 범위 내에서만 일부를 투자수익금으로 되돌려 받는 조건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인 BR장유를 통해 담보 없이 이엘주택조합에 재무적 투자를 했다.

투자를 했을지언정 현재 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채 전문경영인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의 독단적 진행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선별적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투자를 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재무 투자 이외의 사업적인 부분에 관여하거나 개입한 사실은 최 회장 개인은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일절 없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공사 현장에 자주 나타났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의 경우 “교회 성도인 김 집사로부터 사업에 대한 기도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현장에 방문했을 뿐”이라며 “성도의 개인 사업이 목사 개인 및 교회와 연결된 것으로 오인된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상조업계는 이번 방송으로 인해 상조업이 부정적으로 이슈화 된 것과 관련해 “사실여부조차 확실치 않은 회장 개인의 목회활동 의혹을 상조업과 연관시키는 것이 상조업계를 또 한번 힘들게 하는 꼴”이라며 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상조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들이 부정적인 이슈를 계속해서 엮어낼 경우 결론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업계 및 소비자 일 것”이라며 “안그래도 연이은 이슈로 고객들의 불안감이 가중된 실정에서, 업계 점유율 상위를 자랑하는 기업의 재정상태가 부실하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가 업계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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