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그룹 이끌며 전자·화학·통신사업 글로벌 반열 올려
선진 지배구조 호평…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 후계 계승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20일 별세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인터넷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그의 생애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후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LG그룹에 따르면 구본무 회장은 와병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이날 오전 9시 52분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해 수술과 치료에 전념해왔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영면했다. 장례는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와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구 회장은 특유의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으로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구 회장은 1945년 2월 경상남도 진주에서 구자경 명예회장(93)의 4남 2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1964년 연세대 상학과에 입학했으며 병역 만기제대 후 유학을 떠나 1972년 미국 애슐랜드대학을 졸업했다. 이어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75년 LG화학(구 럭키)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하며 LG그룹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1989년 그룹 부회장에 올라 본격적인 책임경영을 시작했으며 1995년 2월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은퇴하자 LG그룹 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해 ‘럭키금성’에서 ‘LG’로 CI를 변경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졌다.

구 회장은 23년간 LG그룹을 이끌면서 LG 사업군을 ‘전자-화학-통신서비스’ 3개 핵심 사업군으로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등 자동차부품,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도 발굴했다.

그 결과 회장 취임 당시(1994년) 회사 매출액은 30조원 규모였으나 이후 GS, LS 등을 계열분리하고도 지난해 말 160조원 규모로 사상 최대실적을 내는 기염을 통했다.

또 국내 대기업 최초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하는 등 선진적 지배구조를 구축한 바 있다.

구 회장의 별세 소식에 경제계 단체들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논평을 통해 “구본무 회장은 대혁신을 통해 화학, 전자, 통신 등의 산업을 세계 일류의 반열에 올려놓은 선도적인 기업가였다”며 “또한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지역의 농촌자립과 인재양성, 의료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젊은이들의 앞날을 위해 교육·문화·예술 지원에 헌신하신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셨다”고 높게 평가했다.

구 회장의 경영권은 LG가문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40)가 물려받게 된다.

LG의 지주사인 (주)LG는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했으며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구 상무는 그간 LG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그룹 내에서 경험을 쌓으며 후계자로서의 역량을 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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