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구조 개편·사업 다각화 추진 중

에쓰오일 자일렌센터 / 사진 = 에쓰오일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정유사들이 정제마진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비(非)정유부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분기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4개 정유사의 영업이익은 1조561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조2776억원) 대비 31.4% 감소했다.

수익률 악화 이유는 ▲유가상승 ▲정제마진 감소 ▲환율하락 등이다. 정제마진 외에는 수익구조가 한정적이어서 유가변동에 실적이 휘둘린 결과다.

여기에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감산, 이란 경제제재, 베네수엘라 등 신흥 원유 생산국들의 생산량 급감 등 유가 변수가 많아,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정유업계도 유가 상승으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 등 정유부문 수익성을 우려하고 있다. 단기적인 유가상승은 호재로 작용하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수요 감소, 원자재 가격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실적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던 2012년~2014년의 경우 국내 정유사들은 3년 연속 부진한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에 정유업계에서는 주력사업 외에 올레핀, 에틸렌 등 화학사업으로의 다각화를 통해 비 정유 부문 수익성 제고를 추진 중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올레핀 관련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품목인데다 중국 정부의 폐 플라스틱 수입 금지, 화학섬유 생산 증가 기대에 따라 원재료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비 정유사업으로 에틸렌 등 올레핀 관련 분야 설비 능력을 확대해 정유 ·화학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또 전기차 배터리 투자를 통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도 시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2017년 6월 중국 현지에 중국 합작법인 ‘SK중한석화’를 설립했다. SK중한석화는 2020년 설비 추가 증설을 마치고 연간 110만톤의 에틸렌과 90만톤의 폴리에틸렌, 70만톤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게 된다.

또 2020년까지 국내외에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총 10조원을 투자해 사업을 다각화 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월, 전남 여수 공장에 올레핀 생산시설(MFC·Mixed Feed Cracker)을 새로 들여놓기로 결정했다.

납사(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생산시설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에틸렌과 그 하위 공정인 폴리에틸렌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며 연내 설계 후 2019년 착공해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다만 GS칼텍스가 에틸렌 시장에 진입하면 인접한 여천 NCC, LG화학, 롯데캐미컬 등의 업체는 새로운 원료 제조사를 찾아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설비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GS칼텍스의 올레핀 사업 진출로 인해 새로운 원료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롯데캐미컬과 비 정유 사업을 확대하려는 현대오일뱅크의 전략이 일치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HPC설비를 통해 약 33% 수준인 비 정유 부문 영업이익 비중을 오는 2022년까지 45% 이상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에쓰오일은 4조7890억원을 투자한 정유·화학 복합시설(RUC·ODC) 프로젝트를 지난달 준공했다.

오는 7월 상업가동 예정인 이 시설은 원유에서 휘발유, 경유, 등유와 같은 경질유를 추출한 후 남게 되는 중질유(잔사유)를 재활용 하는 설비다. 재가공을 통해 경질유, 프로필렌(플라스틱, 합성섬유 소재),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한편 국제유가는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두바이유 등 3대 유종이 일제히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한때 장중 80달러를 넘는 가격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세계적인 정유업체 토탈(TOTAL) 관계자들은 연중 국제 유가가 100달러 수준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