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말관리사 노조 주장 조목조목 반박
노조 ‘무기한 파업’ 선언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들이 '임금 및 고용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진=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들이 ‘임금 및 고용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5~27일 3일간 경고파업을 벌이며 교섭을 벌였지만, 마사회가 노조의 요구를 묵살하면서 투쟁강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간신히 봉합됐던 부산경마장 마필관리사 노조와 갈등이 김낙순 회장 선임 5개월만에 다시 불거진 것이다.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란 꼬리표가 붙은 김낙순 회장에게는 경영능력을 입증할 시험대인 셈이다.

김낙순 회장은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회 중앙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이에 마사회장 선임 직후 이른바 ‘캠코더’ 인사의 대표주자로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김낙순 회장은 마사회와 연관이 없는 교육위원회 등에서 활동했으며 기업경영 경험도 없는 비전문가다.

이에 김낙순 회장은 취임 이후에도 끊임없이 경영능력에 대한 견제를 받고 있다. 부산경남 마필관리사 노조와 갈등 역시 김 회장의 소통, 조직 관리 능력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김낙순 회장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사회는 이들 노조의 요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부산경남 말관리사 노조는 ▲고용구조 개선협의체 합의안 이행 ▲임금성 상금 총액 증대 ▲부경 조교사협회 출범 지원 ▲열악한 근무조건 개선 ▲마피관리사 고용구조 개선안 이행 ▲안정적인 임금제도 합의사항 시행 등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5~26일 서울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파업투쟁 중 한국마사회 총괄본부장과 면담을 가졌지만, 교섭이 지지부진한 것은 노동조합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는 말만 들었다”며 “마사회측은 우리는 해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마사회는 파업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이들 노조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고용구조 개선협의체 합의안에 따라 지난 3월까지 부산 조교사협회를 설립하려 했으나, 조교사협회와 노조간 단체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설립작업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또 부경 말관리사 임금성 상금 총액이 서울의 68% 수준이란 주장에 대해 수치비교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마사회측은 경주마 운영두수가 서울 1430두, 부산 980두로 규모가 다르고, 관리사 책정인원도 각 485명, 316명으로 차이가 있어 임금성 상금을 총액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또 5년차 말관리사 평균임금으로 따지면 서울이 부경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근무환경과 관련해서는 오는 7월 근로기준법 개정시행에 따라 감축안을 준비 중이며 서울, 부경, 제주 동일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말 관리두수 역시 부경 말관리사를 추가채용해 인당 관리두수 저감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임금제도 시행에 대해서는 경쟁성 상금 축소, 상금배분비 공개, 임금설명회 개최 등 이미 시행 중인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해명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고 박경근 열사 투쟁당시 마사회는 ‘생활임금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저임금 기본급 157만원에 상금, 시간외수당, 당직비까지 포함, 월 270만원이다”며 “올해는 178억원을 인건비로 책정했는데 여기에 9억원정도의 사용자 몫과 운영경비가 포함됐다. 이를 제외해야 생활임금 보장이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마필관리사의 저임금·고용불안 등은 지난해 2명의 마필관리사 연이어 목숨을 끊으면서 대두됐다. 치열한 투쟁과 교섭의 결과 지난해 간신히 처우 개선안이 나왔고, 마사회와 노조간 갈등은 봉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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