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윤 (주)지니컴퍼니, 카페 마로네 대표이사
오늘도 새로운 커피전문점의 오픈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거리마다, 동네마다 오픈날짜를 공지하는 가림막 뒤로 커피전문점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날마다 커피전문점은 늘어나고, 시장자체가 포화상태라는 우려와 반감 속에서도 커피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우리 국민의 창업선호도 1위 아이템이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커피전문점 시장은 치열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화려하고 산뜻하게 오픈하는 커피전문점 옆으로 문 닫고 폐업하는 커피전문점도 상당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픈을 알리는 행사를 한 지 채 1년도 안 된 것 같은데 어느 날 업종이 바뀌어 있거나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간판이 붙어있는 걸 보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무런 준비와 경험 없이 커피시장에 들어갈 경우 이렇듯 낭패 보기 십상이다.

그럼 커피전문점 창업 시에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점과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 투자자본이다. 가능하면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직장생활을 은퇴한 사람, 편안한 노후자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 취업대신 창업을 하고자하는 사람, 새로운 삶을 살고자하는 사람 등 나름대로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전 재산을 털어서 올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창업은 핑크빛 대박의 기회도 되지만 동시에 쪽박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상권분석이다. 점포가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도 속칭 흘러가는 상권은 이면도로에 있어서 불리해 보이는 점포보다 매출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점포가 대로변에 접해 있지 않더라도 유동인구가 머물 수 있는 상권이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권분석 시 오전, 오후 시간대별, 업종별, 소비자 선호도 조사는 필수이며 또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주위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전쟁통 같은 상황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핵심은 바로 상권이다. 면밀한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험여부에 따라 처음에는 특수상권(대학교, 병원 등)에서 운영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 상권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셋째는 창업 자격 내지는 조건으로 무모한 도전은 삼가자. 요즘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곧바로 커피전문점을 창업하는 사람이 많은데 너무나 무모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운전면허증 취득 후 아무런 연수 없이 곧바로 운전을 하는 경우와 같다.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것은 간단한 기계조작과 면허 취득에 필요한 코스와 주행만을 할 수 있다는 것일 뿐이다. 시내연수와 고속도로 등을 반복적으로 수차례 경험해야 운전 숙련도와 주행 경험을 쌓을 수 있듯이 바리스타 자격증도 그러한 경험과 숙련 과정이 필요하다. 창업은 그 이후에 가능하다. 다른 커피전문점과 구별되는 나만의 원두커피의 맛과 향, 커피지식, 차별화된 경영 홍보전략 등 경험과 준비를 철저히 해야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저가 프랜차이즈, 오랜 경험을 강조하는 개인커피전문점들은 상대로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커피전문점을 창업하기 앞서 우선적으로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하기를 권한다. 아르바이트의 경험을 통해 커피전문점 운영, 인사관리, 메뉴 매뉴얼숙지, 사이드메뉴의 필요성 및 나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것을 정립한 후 창업할 경우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다.

넷째, 커피에 대한 마음가짐 또는 태도로 커피를 사랑하고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커피 맛을 내기 위해서는 늘 정성이 함께 해야 하는데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커피 창업을 선택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어떤 분야이건 사랑하고 즐기는 것을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커피자체를 즐기기보다 돈벌이의 수단으로 커피전문점을 운영한다면 그것이 사장의 얼굴과 서비스에 드러날 것이고 어떤 손님도 그런 곳으로 커피를 마시러 가고 싶은 마음이 없을 것이다. 늘 우리 곁에 있는 커피를 사랑하고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맛있는 커피를 접할 수 있고 그것이 소비자의 호감도가 상승하여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당분간 커피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거라고 전망된다. 따라서 예비커피전문점 창업자들은 남을 의식하지 말고 나만의 커피를 만들고자 늘 공부하고 연구하며 또한 손님들이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김종윤 (주)지니컴퍼니, 카페 마로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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