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없애고 '혁신 정도경영' 강조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한화그룹이 대대적인 경영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3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은 물론 그룹경영기획실 해체,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담당 사외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

이날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양사의 합병 법인은 오는 8월 '한화시스템' 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한화S&C는 시스템통합(SI),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회사다. 그동안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의 절반 이상 올리면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여 곤혹을 치렀다.

이에 한화S&C를 분할한 뒤 존속법인인 H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의 지분 가운데 44.6%를 매각함으로써 지분율을 대폭 낮췄다. 그러나 이후에도 총수일가의 지분이 50%를 넘으면서 단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한화그룹은 합병 법인에서 차지하는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을 10%대로 낮춤으로써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 및 매각을 통해서 합병법인에 대한 H솔루션의 지분율이 10% 대로 낮아짐으로써 공정거래법 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취지에 실질적으로 부응하게 된다”면서 “에이치솔루션은 향후 합병법인에 대한 보유지분 전량을 해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합병 뿐만 아니라 그동안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그룹 경영기획실을 해체한다.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독립·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것이 그룹 측 설명이다. 향후 최상위 지배회사인 (주)한화가 그룹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의 독립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그룹 단위 조직으로는 그룹 차원의 대외 소통강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커뮤니케이션 관련 임원들로 구성되고, 그룹 브랜드 및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CSR), 대외협력 기능 등에 관하여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집행하게 된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한다. 각 계열사들의 이행여부 점검 및 관련 업무를 자문·지원하며 위원회는 외부 인사가 참여하고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은 이홍훈 전 대법관이 맡는다. 

한화는 경영기획실 해체와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및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신설·운영을 통해 각 계열사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 기능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제도를 도입해 사외이사의 독립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이사회 내 위원회 제도의 활성화도 꾀한다.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의 권익을 철저히 보호토록 하는 장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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