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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이통사 요금제 개편…‘보편요금제’ 막을 수 있나
(왼쪽부터)SK텔레콤 을지로 본사, KT 광화문 지사, LG유플러스 용산 본사/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최근 데이터 요금제를 전면 개편한 KT를 둘러싸고 국내 이동통신 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업계는 저가 요금제 출시를 포함한 이번 KT의 개편안을 두고,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에 선제 대응한 것이라 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말 KT가 새로 내놓은 데이터 요금제는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와 똑같이 유·무선 음성통화 및 문자를 기본 제공한다. 데이터ON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소진 시에도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일부 속도제어)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KT는 이번 개편을 통해 월정액 8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와 기존의 데이터 선택 요금제(65.8) 값과 비슷하면서도 데이터 제공량은 10배 늘린 요금제를 내놨다.

특히 ‘LTE베이직’이란 새 요금제가 주목을 받는다. LTE베이직은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GB, 유·무선 음성통화 및 문자를 기본 제공한다. 이는 기존 데이터 선택(32.8, 월정액 3만2800원) 요금제에 비해 데이터를 3.3배 제공하는 셈으로, ‘밀당(데이터를 다음 달로 이월하거나 다음 달 데이터를 당겨 쓰기)’ 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LTE베이직 요금제는 선택약정 할인(25%)을 적용할 경우 월 2만원대(2만4750원)에 이용 가능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음성통화 200분)보다도 가성비가 크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요금제 개편을 준비 중이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대대적인 요금제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저가·고가에 국한되지 않고, 분기마다 새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LG유플러스가 KT처럼 보편요금제에 대등할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은 저가 요금 이용자 대상 타깃 요금제의 자체 사업성 검토 후 도입 여부를 결정 짓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저가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 보편요금제 도입 수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부응해 5G 시대를 준비하는 데 있어 여력을 다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보편요금제 기준과 비슷한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더라도 보편요금제 도입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계획대로 국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편요금제 도입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개정안은 이통 3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난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이달 중 국회에 이송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일단 이달 국회 본회의는 6·13 지방선거와 원 구성 협상 난항으로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20대 국회 현재까지 계류된 법안은 9600여건에 달한다. 보편요금제 도입이 문 정부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이긴 하지만, 국회에서 법안 간 우선순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생 법안도 수개월째 국회에 표류하고 있는 마당에 현재 이해관계자 간 충돌이 강한 보편요금제 법안이 쉽게 통과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보편요금제 도입 내용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에 따라야 한다. SK텔레콤이 보편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경쟁사인 KT·LG유플러스 또한 유사 요금제 출시가 불가피하게 돼 이통 3사 모두 보편요금제 도입을 반대해 왔다. 이통 3사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기존 요금제 가격에도 연쇄 인하 효과가 발생해 수익에 큰 타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규제 도입 전 이통사가 자발적으로 통신요금을 정상화하는 것만이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통신사가 걱정하는 부분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 개입”이라며 “보편요금제를 법제화하면서 이후 가격 및 서비스 통제에 들어가면 통신사의 수익은 물론, 영업활동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통사의 실적이 악화되면 5G 설비 투자 등에 악영향이 갈 수 있고, 이는 소비자 후생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동안 과도하게 부풀려진 통신요금을 이통사가 자발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 생각한다. 규제의 벽은 그렇게 허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별 산업 2팀 기자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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