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드루킹 특검을 위해 변협에서 추천받은 후보중 청와대에 추천할 특별검사 후보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야당 3개 교섭단체는 4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특별검사 후보로 '공안통'이자 보수성향인 임정혁·허익범 변호사 2명을 압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장병완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첫 논의를 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안통’ 보수성향 허익범·임정혁

특별검사 후보에 오른 허익범 변호사(사법연수원 13기)는 대구지검을 시작으로 일선 검찰청에서 공안부장과 형사부장을 두루 지낸 인물이며, 또 다른 후보 임정혁 변호사(연수원 16기)는 대표적인 검찰 ‘공안통’이다. 그는 2012년 대검 공안부장 재직 당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을 진두지휘해 당내 경선 관련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462명을 사법처리한 바 있다.

야3당이 추천한 두 후보자는 모두 보수적 성향으로 분류된다. 임 변호사는 진보단체 시위를 엄격히 다뤄왔고, 허 변호사는 보수단체 '뉴라이트' 자문 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특별검사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임 변호사는 "후보 확정이 되지 않아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허 변호사는 "뉴라이트 활동은 하나도 안 했는데 누군가 권유를 해서 이름만 올려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관련 "증거인멸을 만약 할 일이 있었다면 이미 다 이뤄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어찌보면 굳어져가는 땅을 맨손으로 파야 되는 상황인데 과연 성과가 있을지 대단히 예측불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자 중 임 변호사의 특별검사 임명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는 임 변호사가 검사장 출신인데 반해, 허 변호사는 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나와 큰 수사를 지휘해본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지적받고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뉴라이트 출신으로 알려진 허 변호사에 대해 중립성을 의심사기도 한다.

◆야당의 지지 방향은?

아울러 특별검사 임명에 대해 보수 성향의 허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추천을 받았고, 임 변호사는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에서 두루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특별검사 지명에 대해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방대한 특검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현직 검사시절 역량과 능력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며 "증거인멸, 부실·축소수사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크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특검이 이뤄지도록 오늘 대승적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장병완 원내대표도 "특검은 파견검사와 공직자들을 지휘해야 하므로 지휘력, 통솔력 두 가지 측면을 중요한 덕목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특검은 김경수 전 의원,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등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야 하는 어렵고도 막중한 책무를 맡고 있다"며, "아무래도 한국당은 허익범 변호사를 좀 선호했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임정혁 변호사로 쉽게 일치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정의당은 변협이 추천한 오광수 후보 본인이 특검을 맡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된 만큼 변협에서 후보 명단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차원에서 이런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후보자 추천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추천후보자 중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해야 한다. 이날 추천서가 청와대에 접수되면 오는 7일까지는 특별검사가 확정된다. 이에 따라 이번주 중으로 특검 조직이 구성될 전망이다.

드루킹 특검 후보자가 공안통 검사 출신으로 좁혀지면서 향후 특검보 및 실무 수사진 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짧은 시간내 수사력을 집중해야 하는 만큼 특수통 경력 검사와 댓글 분석 등 첨단범죄 수사에 정통한 검사가 차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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