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선거 앞두고 대의원 선물세트 제공 혐의로 검찰조사
신뢰회복·공정선거 약속 무색, MG손보 헐값매각 추진 비판도

취임 100일을 앞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리더십에 제동이 걸렸다.<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부정선거 의혹과 조직내분, MG손해보험 헐값매각 추진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식에서 새마을금고의 신뢰회복과 공명선거를 약속했지만 취임 100일도 안돼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취임한 박차훈 회장이 각종 의혹으로 위태로운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달 24일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박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전국 대의원들에게 선물세트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남 나주지역 대의원의 제보를 받은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관계 확인 후 광주지방검찰청에 수사의뢰한 상태다. 검찰은 현재 박 회장이 선물을 보낸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박 회장은 지난 2월 선거에서 결선투표 끝에 57.2%의 지지(199표)를 얻어 제17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선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17대부터 비상임직으로 전환돼 권한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기준 총자산 143조원, 1321개 금고를 보유하고 있다.

부정선거 의혹은 박 회장의 도덕성과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혔다. 실제로 박 회장은 지난 3월 15일 취임식에서 “새마을금고를 회원으로부터 신뢰받는 금융기관,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협동조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소명”이라며 “주어진 4년 임기동안 새마을금고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멋진 신기원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 동시선거를 통한 공명선거,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하는 중앙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새마을금고를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하지만 취임 두 달도 안 돼 비리의혹이 불거지면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잇단 금융사고와 도덕적해이 문제로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회장을 둘러싼 비리의혹은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만약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회장은 불명예 사퇴기로에 직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비리의혹을 명확히 소명하지 못할 경우 조직 내부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8년간 중앙회를 이끌었던 신종백 전 회장이 물러나고 박차훈 신임 회장이 선임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특히 MG손보(옛 그린손보) 경영정상화 문제를 놓고 전·현직 경영진간 첨예한 이견을 보인 바 있다.

신 전 회장이 2013년 MG손보 인수를 주도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약 26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반면 박 회장은 회장선거 과정에서 MG손보 인수문제를 제기하며 유상증자 반대와 매각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새 집행부를 맞은 후 MG손보 매각절차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새마을금고와 NH농협은행 등 대주단과 최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는 MG손보 매각주관사로 각각 삼일회계법인, KB증권을 선정해 매각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 등 일부 업체들이 MG손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금융권 내에서는 박 회장이 실질적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외면한 채 MG손보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시장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무리하게 헐값매각을 추진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MG손보는 수년간 경영적자 지속과 최근 금리인상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1월말 지급여력(RBC)비율이 90.3%로 추락해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통보받았다. MG손보가 이달 29일까지 금융위에 실효성있는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다.

자본확충이 급선무인 MG손보는 유상증자가 유일한 해법이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추가 지원은 없다는 강경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만약 MG손보가 새주인을 찾기 전에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이를 방기한 박 회장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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