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먼지세탁기’ 방송 후 4년여째 고객 불만
무상 서비스 뒤늦게 공지…“제품 불량 아냐” 항변뿐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LG전자의 6모션 통돌이 세탁기를 둘러싼 고객들의 불만이 또다시 터져 나왔다. 2014년 ‘불만제로’란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불거진 치명적 하자 문제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방송에서는 LG전자의 6모션 통돌이 세탁기에서 세탁 후 먼지가 걸러지지 않는 중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다수의 고객들은 이 세탁기를 통해 세탁한 옷감 등에서 다량의 먼지가 붙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문제의 제품은 6모션 3세대 모델로서, 이 모델은 기존 제품과 달리 세탁조 내 먼지망이 따로 없는 점이 특징이다.

복수의 고객에 따르면 LG전자 측은 제품 출시 당시 이 세탁기는 힘들게 먼지망을 청소하지 않고도 하단의 필터에서 자동으로 먼지나 이물질이 걸러진다고 홍보했다. 하자를 경험한 고객들은 이 필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먼지가 옷감에 묻어나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몇몇 고객들은 필터 청소를 위해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등 비용을 지불하기도 했다. 세탁기 특성상 필터를 청소하려면 세탁조 전체를 들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이 세탁기는 방송 및 동일한 하자를 지적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이른바 ‘먼지세탁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붙었다.

방송된 지 4년여가 지났지만 고객들은 최근까지도 같은 문제를 호소한다. 올 1월에도 한 고객은 ‘LG전자 통돌이 세탁기 무상 통 교체’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을 올리면서 먼지를 걸러내지 못하는 LG전자 통돌이 세탁기의 하자를 고발했다. 이 고객은 먼지망이 양옆에 붙어 있는 세탁조로 무상 교체 받았다는 후기를 전했다.

불만 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지난 11일 ‘LG 6모션 세탁기에 대한 조치를 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이 청원 내용은 3년째 사용 중인 LG 6모션 세탁기 3세대 제품의 자체회수를 요구하는 글이다.

청원 작성자는 “세탁 후 이물질이 옷에 묻어 나오더니 며칠 전에는 너무 심각해져 결국 세탁기 청소업체를 통해 청소를 했다”며 “3년 사용한 세탁기에선 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먼지가 쌓여 있었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같은 경우의 불만 글이 잔뜩 쇄도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성자는 이어 “방송에서 ‘이 상품은 실패작’이라고 말한 LG 관계자 인터뷰가 나왔음에도 LG는 제품 하자를 인정하지 않고 자체회수를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글에 따르면 청원 작성자는 2014년 방송 이후인 2015년에 해당 세탁기를 구입했다.

LG전자서비스 홈페이지 공지사항 화면 캡처

LG전자는 방송 이후 불만접수 고객에게 세탁조 무상 교체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마저도 알음알음 문의하는 고객에 한해서다. 회사 측은 지난해 말 무상 서비스 시행 안내를 공지하며 뒤늦게 공식 대처에 나선 모습이다. 또한 대상 모델의 해당 증상으로 유상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환급해주겠다고 했으나, 이마저 지난해 10월 이후 서비스를 받은 고객으로 제한해 지적이 잇따른다.

LG전자 관계자는 “공지 시기를 즈음해 비슷한 문제 제기가 빈번하게 나타났다”면서 “그전에도 같은 조치(무상교체)를 취해드렸다. 불만 접수시 서비스 기사가 방문해 증상 판단 후 무상 통 교체뿐 아니라 마땅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왜 회수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전체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부 모델에서 불거진 문제였기 때문에 일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며 “제품 불량도 물론 아니다”라고 답했다.

현재 LG전자의 6모션 통돌이 세탁기 하자와 관련, 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건 2010년 1월~2016년 2월 제조된 T4**, TH**, TS**, T1** 일부 모델과 T2** 일부 모델 등이다. 이들 세탁기와 제품번호 앞 자리가 같은 통돌이 세탁기가 G마켓, 11번가 등 유통 채널을 통해 여전히 판매 중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유관상 세탁조의 구조 등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이 같은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채널까지 일일이 제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지난 11일 이 문제로 청원을 올린 고객은 “고객센터에서는 고객 환경에 따른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하자로 보지 않는다지만, 모든 사람이 제기하는 문제는 다 똑같다”며 “믿었던 LG에서 이렇게 나오니 소비자 입장에서 화가 나고 울분이 터진다. 제품설계의 실패, 제품 하자를 인정하고 자체 회수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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