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사회서 지주사 전환 의결 후 금융위에 예비인가 신청
교보증권 인수 1순위 거론…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먼저” 일축

우리은행 전경.<사진=우리은행>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이 증권사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증권,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의지를 내비쳤다. 최근에는 우리은행이 교보증권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 금융위원회에 지주사 전환 예비인가 신청서를 내고 향후 금융위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으면 연말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초 지주사 설립등기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2001년 국내 최초로 금융지주 체제(우리금융지주)를 갖췄지만 민영화로 2014년 11월 지주사가 은행에 흡수합병됐다. 하지만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한 비금융지주체제로 비은행 및 글로벌확대 제약 등 시장경쟁에 불리한 측면이 있어 4년만에 지주사 전환을 재추진하게 됐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되면 출자한도 증가를 통한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가 가능해진다. 은행은 은행법상 자회사 출자한도가 자기자본의 20%를 초과할 수 없어 자회사 연계영업과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7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자회사는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에 불과하다. 지주사로 전환되면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아 자기자본의 130%까지 출자여력이 생긴다. 이에 따라 7000억원에 불과했던 우리은행의 출자한도는 지주사 전환시 7조6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시 증권사를 중심으로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교보증권이 인수대상 1호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보증권 측은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고 고려가능한 모든 사항에 대해 검토 중인 단계”라며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최종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교보증권 인수를 먼저 타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주사 전환까지 시간이 남은만큼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교보증권 인수추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교보증권 외에도 여러 증권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전혀 없다”면서 “현재는 지주사 전환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는 중”이라 해명했다.

우리은행은 교보증권 외에도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 인수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를 부인해 왔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시장에 나온 증권·보험사 등 크고 작은 매물들에 대한 인수가능성을 타진, 물밑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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