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 2분기 적자폭 확대 전망
증권가, 목표주가 하향…주가도 '뚝'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올 1분기 2012년 이후 6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 시장에 충격을 준 LG디스플레이가 2분기 적자폭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Witsview에 따르면 지난 4월, 5월 LCD TV패널 가격 하락률은 각각 평균 3.6%, 5.9%를 기록했다. 1분기보다 낙폭이 확대된 것. 하락요인은 LCD TV패널 재고 증가와 하반기 BOE의 10.5세대 라인 생산 제품 출하에 대비해 경쟁사들이 65인치 LCD TV패널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한 결과다.

이러한 여파는 LG디스플레이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의 약 90%가 LCD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LCD 업황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우려는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올 2분기 실적 추정치를 매출액 5조8000억원, 영업손실 274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추정치대로라면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4%나 급락하는 셈이다. KTB투자증권은 매출액 5조4679억원, 영업손실 2749억원을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하향한 바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을 기점을 LCD TV패널 가격이 Cash cost를 하회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 TV 수익성이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제는 팔면 팔수록 적자가 확대되는 구간으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 “3분기부터 일부 업체가 감산을 결정할 경우 그나마 하락세가 완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중화권 업체의 신규 공급으로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LCD TV 업황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도 뒤집힐 판이다. 한상범 부회장은 지난해 호실적을 이끄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신임됐다. 또 지난해 급여(14억3600만원)에 절반이 넘는 상여금 8억78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한 부회장은 OLED 경쟁력 확보, LCD 수익성 극대화 등을 통해 위기를 타개한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OLED의 경우 공급처 확대, 생산량 증대 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현 위기를 전직원의 힘을 모아 이겨내자며 LCD 모듈을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다만 OLED 수익성 개선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업황도 당장 LCD 수익 악화를 보전할 정도로 호조세는 아니다. OLED 수출액의 경우 4월 6억5700만달러, 5월 5억8700만달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가 유일한 대안이나 연구개발비와 감가상각비 증가로 적어도 2~3년간 적자 지속이 전망된다”며 “LCD 판가가 하락할수록 OLED 매력도 반감될 우려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경영실적에 대한 우려 탓일까.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올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월 주당 3만3700원을 기록한 이후 15일 오전 11시20분 현재 2만13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시가총액으로는 12조584억원에서 7조6215억원으로 무려 4조원이 넘는 금액이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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